sk 투수 정우람. 스포츠동아DB
SK 김용희 감독이 “고질적 손톱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
SK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투수라는 또 하나의 증거
관례적으로 SK가 전면에 내세우는 아이콘 ‘빅3’는 투수 김광현, 3루수 최정, 포수 이재원이다. 출중한 야구실력과 선량한 이미지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대세남’은 좌완 마무리 정우람(30)이다. 가장 어려울 때마다 최고의 구위로 SK를 구해내는 모습이 SK의 상징으로 각인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런 정우람을 앞세워 SK는 최근 6경기에서 4승2패를 거뒀다. 6월12일부터 18일까지 SK가 치른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했다. 이 사이 SK는 4승2패를 거둬 분위기 반전에 일단 성공했다. 특히 정우람이 마무리로 본격 전업한 뒤 일궈낸 17~18일 대전 한화전 2연승은 팀에 좋은 공기를 불어넣어줬다.
그러나 이 2연승 와중에 ‘정우람을 너무 많이 썼다’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다. 7-6, 1점차 승리를 지킨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정우람은 8회 1사 만루부터 올라와 1.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했다. 이어 18일 다시 8회 2사에서 등판해 1타자를 상대하고 내려왔다.
이때 정우람의 표정이 좋지 않아 ‘힘이 들어서 저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 팬들 사이에 생겼다. 이에 대해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앞서 만난 김용희 감독은 “(정)우람이가 원래부터 고질적으로 손톱이 약한 편이다. 타자를 상대하다 손톱에 약간 문제가 발생해 인상이 굳어졌다”고 당시 사정을 설명했다.
정우람은 “아마 KBO 선수 중 손톱 관리는 내가 가장 철저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런 선수인 만큼 경기 중 돌연 손톱에 문제가 생긴 현실에 속이 상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손톱은 불가항력적인 것이니만큼 앞으로도 SK가 돌연 정우람을 교체하는 돌발 상황이 빚어지면 이 문제 탓이라고 봐야 할 때가 많을 것이다.
SK 선수들은 “정동열(정우람+선동열)”이라 부를 정도로 정우람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18일까지 35경기(35.1이닝)에서 5승2패 10홀드 2세이브 55탈삼진 방어율 1.78에서 알 수 있듯 압도적 구위를 뽐내고 있다. 이렇게 SK의 명운을 쥔 투수라 정우람의 손톱에 팀 전체가 촉각을 세우는 것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