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프로골퍼 신용진의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15-06-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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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네르오픈 3라운드 경기에서 신용진. 사진제공|KPGA

KPGA 바이네르 선두 달리다 20위 마감
“기회가 되면 계속 현역 뛰고 싶어” 열정
박재범, 배윤호 꺾고 국내 대회 첫 우승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현역으로 뛰고 싶다.”

1990년대 남자골프는 중흥을 맞았다. 기록의 사나이 최상호(60)를 비롯해 아이언의 귀재로 불린 박남신(56), ‘독사’ 최광수(55), 아시안투어의 강자로 군림한 강욱순(49), 신예 최경주(45·SK텔레콤)가 펼치는 라이벌 구도는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부산갈매기’ 신용진(51·사진)도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신용진이 모처럼 왕년의 모습을 되찾았다. 20일 제주시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바이네르오픈(총상금 5억원) 3라운드. 신용진이 까마득히 어린 후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0언더파를 치며 공동선두에 올랐다.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용진은 “제가 여기 앉아도 돼요? 너무 오랜 만이라 어색하네요”라며 멋쩍어했다.

신용진은 올해가 투어생활 28년째다. 그는 자신이 데뷔한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신용진은 “1988년 6월10일 프로가 됐다. 올해 28년째다”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화려한 프로생활을 보냈다. 2003년엔 상금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통산 8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세월을 비켜가진 못했다. 서서히 내리막길에 접어들었고, 2006년 금호아시아나오픈 우승을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가 필드에 서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식지 않는 열정이다. 신용진은 “매경오픈 때 최상호 선배의 경기 장면을 봤다. 체력관리도 잘하고 여전히 멘탈도 좋았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라면서 “나도 그러고 싶다. 올해 시드만 유지한다면 내년에도 뛸 생각이다. 아직 젊은 선수들과 겨뤄 거리가 뒤지지 않으니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신용진은 지금도 드라이브샷을 270m 정도 날린다.

체력이 관건이다. 아직까지 체력에 자신이 있다지만 “예전에는 연습볼을 1000개씩 쳐도 끄떡없었지만 요즘엔 500개만 쳐도 곯아떨어진다. 그러나 골프는 체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면이 크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신용진은 올해부터 더 바빠졌다. 부산의 가야골프센터 본부장으로 경영수업 중이다. 1년 전부터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바빠진 건 사실이다. 그 때문에 연습할 시간도 부족하다. 올해 열린 대회에서는 한번도 사전에 연습라운드를 해보지 못했을 정도다”면서 “하지만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오히려 잡념이 사라져 골프에 대한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식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신용진은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공동 20위로 경기를 끝냈다.

박재범이 21일 KPGA투어 바이네르오픈에서 프로데뷔 15년만에 국내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한편 이날 대회에선 프로 15년 차 박재범(33)이 연장 접전 끝에 배윤호(23)를 꺾고 국내 대회 첫 우승(2011년 일본 JGTO 투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13언더파 175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1차전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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