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1점 위해 얼마를 써야 할까? ‘가성비 갑’ 강원, ‘낭비 갑’ 전북…때론 성적은 ‘머니게임’이 아니다

입력 2025-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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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은 K리그1에서 2번째로 적은 몸값을 쓰고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머니 게임’의 법칙을 깼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은 K리그1에서 2번째로 적은 몸값을 쓰고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머니 게임’의 법칙을 깼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스포츠는 흔히 ‘머니 게임’으로 불린다. 돈이 성적을 좌우한다는 인식에서다.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거액을 들여 스타플레이어들로 스쿼드를 채워도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팀은 있다. 반대로 엇비슷한 저연봉 선수들로 이변을 일으키는 팀도 있다.

2024시즌 K리그1이 그랬다. 몸값 지출과 성적이 일치하지 않은, 대단히 흥미로운 시즌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연봉 현황에서 가장 눈길을 끈 팀은 강원FC다. 국내 최고인 209억 원을 쏟아부은 챔피언 울산 HD와 선두를 다툰 끝에 준우승한 강원은 K리그1에서 2번째로 적은 약 83억8000만 원을 썼다. 19승7무12패, 승점 64를 얻었으니 승점 1점을 위해 들인 비용은 약 1억3000만 원 선으로 볼 수 있다. 준프로 신분으로 시즌을 출발해 정식 프로 계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입단까지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양민혁 등 미래 자원으로 훌륭한 ‘가성비’를 보였다.

‘유력 강등 후보’로 거론됐으나, 예상을 깨고 5위(승점 53)로 시즌을 마친 수원FC는 약 88억3000만 원을 썼다. 승점 1점당 약 1억6000만 원이다. 약 95억3000만 원을 쓴 6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3)는 승점 1점에 약 1억8000만 원을 들이고도 코리아컵(FA컵)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으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다.

그렇다면 하위권 팀들은 어땠을까.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가까스로 K리그1에 남게 된 전북 현대가 가장 처참했다. 지출 2위인 약 204억5000만 원을 쏟고도 고작 승점 42를 챙긴 데 그쳤다. 승점 1점에 무려 4억8000만 원이 필요했다.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전북은 겨울이적시장에서 몇몇 베테랑들을 정리하며 ‘슬림화 작업’에 나섰다.

다이렉트 강등으로 고개를 숙인 최하위(12위) 인천 유나이티드는 5번째로 많은 약 126억6000만 원을 쓰며 승점 39에 그쳤으니 승점 1점당 약 3억2000만원을 허비한 셈이 됐다. 막판까지 강등 위기에 내몰렸다가 간신히 생존한 대전하나시티즌은 4번째로 많은 138억6000만 원으로 승점 1점당 약 2억9000만 원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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