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황금사자기] ‘미완의 대기’ 휘문고 이정후 “실책 없는 유격수 되고파”

입력 2015-06-23 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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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이정후.


[동아닷컴]

이종범 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찌감치 유명세를 타고 있는 휘문고 이정후가 자신의 향후 목표에 대해 털어놨다.

휘문고는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69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첫 경기에서 9회말 마지막 공격까지 끈질긴 추격전을 벌였지만 광주 동성고에 9-10 한 점차로 석패했다.

이날 이정후는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1득점을 올렸지만 수비에서는 송구 실책을 두 차례 범하며 아직 가다듬어야 할 부분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도 좌익수로 출전하는 등 고교 진학 후 외야수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이례적으로 1학년부터 경기에 나서며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큰 경기에서 내야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적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손꼽힐 정도로 큰 족적을 남긴 유격수였던 아버지의 그늘이 부담될 법도 하지만 이정후는 이제 이종범의 아들이 아닌 자신의 야구에 대한 승부욕이 확실한 선수가 되어 있었다.

지난 이 대회서 1학년임에도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맹활약을 펼쳤던 이정후는 “1학년인데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던 지난해와 달리 결의에 찬 눈빛으로 자신의 목표와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이번 대회 전 아버지 이종범 위원으로부터 “잘하고 오라”는 격려를 받았다고 밝힌 이정후는 “첫 경기에 져서 너무 아쉽다. 외야수로 주로 나서다가 내야수로 들어오니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실수를 많이 했다”며 이날 경기 자신의 실수를 자책했다.

하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이정후는 “가장 하고 싶은 포지션은 유격수다. 유격수로 나가지 못하고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는 것에 불만은 없지만 하고 싶은 포지션은 물론 유격수”라며 현역 시절 아버지의 포지션에 서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타격과 수비 중 하나만 신경 써야 한다면 타격보다는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실책이 없는 유격수가 되고 싶다”며 강한 의지에 찬 눈빛을 보였다. “실책을 안 하고 싶어요”라고 강조해 말할 때는 이날 2실책을 범한 스스로에 대한 분노마저 묻어나왔다.

거대했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야구를 완성하려는 고민을 거듭 중인 이정후는 아직은 ‘미완의 대기’인 어린 선수지만 강한 승부욕과 목표 의식을 보여주며 향후 아버지에 버금가는 슈퍼스타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내비쳤다.

목동 | 고영준 동아닷컴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동 |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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