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표 리드오프…삼성 고민 끝냈다

입력 2015-06-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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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 스포츠동아DB

21일 선취득점·결승홈런 등 팀에 활력
나바로·박해민 겪은 ‘1번 징크스’ 날려

없으면 빈 자리가 눈에 띄고, 있으면 잘해서 눈에 띈다. 결국 삼성의 해법은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6·사진)였다.

박한이는 17일 대구 두산전부터 1번 타순에 배치됐다. 8·9번타자보다도 1번타자의 타율이 낮은 삼성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류중일 감독이 박한이를 1번 자리로 특파했다. 처음에는 박한이도 여지없이 삼성의 ‘리드오프 징크스’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곧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21일 문학 SK전에선 1회 선취득점을 올린 데 이어 7회 결승 홈런까지 날리면서 ‘전천후 1번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한이는 23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한 경기를 잘했다고 내가 팀의 고민을 해결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몸을 낮추면서 “앞으로 어떤 타순에 기용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계속 꾸준하게 잘 쳐야 되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그래도 삼성으로선 박한이의 견고한 활약이 반갑다. 지난해 1번타자였던 용병 야마이코 나바로가 장타에 집중하느라 출루율이 떨어졌고, 박해민과 김상수처럼 발 빠른 타자들은 잘 치다가도 1번 타순에 기용되기만 하면 안타행진을 멈췄다. 결국 1번 자리를 수없이 경험한 베테랑 박한이가 리드오프를 자원했고, 그 패기가 승리로 이어졌다. 최근 2주 동안 승수보다 패수가 많았던 삼성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한이는 “팀이 조금 처져 있는 동안 나도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좋은 이미지를 늘 갖고 금세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도 좀더 분발해 팀이 더 좋아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박한이는 2001년 데뷔 이후 지난 14년간 큰 부상 한번 없이 늘 꾸준하게 팀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 올 시즌 초반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오른쪽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지만,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변함없이 자신의 몫을 해나가고 있다. 박한이는 “부상 부위 후유증이 약간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은 통증 없이 거의 몸상태가 완벽하다”며 “남은 시즌 동안에는 절대 다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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