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사진제공|KBS
지상파 대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콘서트’는 메르스로 인해 당초 10일 녹화 예정이었던 800회 특집 방송 녹화를 7월 초로 한 차례 연기했다. 하지만 정부의 메르스 진정세 판단 유보 결정에 또 한번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개그콘서트’의 한 관계자는 25일 “현재로서는 800회 특집 녹화 일정을 기약하기 힘든 분위기다. 일정이 자꾸 밀리면서 초대 게스트나 특집 아이템 준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메르스 여파가 오래갈 경우 자칫 특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800회는 1999년부터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을 지켜온 ‘개그콘서트’의 의미 있는 기념일이지만 사회 안팎의 침체된 분위기로 축하가 조심스러워진 분위기가 됐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장기간 결방한 데 이어 메르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한 달을 넘기면서 매주 수요일 ‘개그콘서트’ 공개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공개홀을 찾는 방청객도 평소보다 줄어들었다. 방청객들의 건강을 고려해 신관공개홀에 열감지기를 설치하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만 방청객 감소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주 무대에서 방청객들의 박수와 웃음으로 에너지를 얻는 개그맨들은 하루 빨리 메르스가 진정세로 접어들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