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류 감독은 “2일 목동 넥센전에서 3루타를 치고 달리다가 안 좋아진 모양이다. 3일 오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햄스트링 근육이 뭉쳤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괜히 참고 뛰다가 근육이 파열되면 최소 2~3개월은 걸릴 수 있으니, 차라리 지금 잘 관리해야 부상을 안 키운다. 상수에게 ‘너 없이도 우리 한국시리즈 우승했으니 걱정 말고 완벽하게 나아서 돌아오라’고 말해놓았다”고 했다.
공백은 그리 길지 않을 듯하다. 문제는 열흘 동안 김상수 없는 내야진을 어떻게 꾸리느냐다. 류 감독은 일단 세 가지 플랜을 준비해놓았다. ①김재현을 9번타자 유격수로 투입하거나 ②야마이코 나바로가 유격수, 백상원이 2루수를 각각 맡거나 ③박석민을 유격수로 돌리고 구자욱이 3루에 서는 것이다. 3일 경기에서는 2번이 선택됐다. 앞으로는 경기 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기용 방법을 바꿀 계획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안은 단연 3번이다. 박석민은 2004년 10월 5일 대구 두산전에 교체 투입된 이후 11년 가까이 프로에서 유격수를 맡은 적이 없다. 류 감독과 박석민 모두에게 파격적인 실험. 박석민은 “초등학교 때 유격수로 야구를 시작하긴 했지만, 프로에서 정규시즌에 유격수를 본 건 군대 가기 전이 마지막인 것 같다”고 했다. 류 감독은 “박석민은 체격이 크긴 하지만 송구가 좋아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스타일”이라며 “3번으로 선발 라인업을 짤 일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경기 후반 야수 교체 상황에 따라 불가피할 때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김상수가 햄스트링 통증을 털고 하루 빨리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류 감독은 “2군에도 유격수로 대신 뛸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면서 “김상수 한 명이 빠지니 이렇게 여러 명의 선수가 움직여야 하지 않나. 이래서 김상수가 없으면 경기가 힘들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이라고 거듭 안타까워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