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은 사람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입력 2015-07-09 2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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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마녀에게서 온 편지, 멘눌라라’ 출간
거대 유산을 놓고 벌이는 숨 막히는 두뇌게임


죽은 사람이 계속해서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1963년 9월23일. ‘멘눌라라’라고 불리는 주인공 로살리아가 세상을 떠난다. 멘눌라라는 ‘아몬드를 줍는 여자’라는 뜻으로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도와 아몬드를 줍던 과거에서 기인한 별명이다. 아이 때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그는 알팔리페 가문에서 열세 살 때부터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그러다 남다른 지혜와 재능으로 보통의 가정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집안의 모든 재산을 관리하는 일까지 도맡는다. 글을 쓸 줄 모른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알팔리페 가문과 관계된 다양한 사업에서 수완을 보이며 죽는 순간까지, 아니 죽은 후에까지 모두가 자신에게 의지하도록 만든다.

그런 멘눌라라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의 장례식을 지시하는 유언장을 남긴다. 여기에는 당시의 신분제로는 파격적인 절차를 밟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자신의 지시대로 해야만 보답이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알팔리페가의 자식들은 분노하며 멘눌라라의 말을 거스르는데 고인은 마치 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듯 계속해서 편지를 보내온다.

신간 ‘마녀에게서 온 편지, 멘눌라라’(시모네타 아넬로 혼비 지음 l 윤병언 옮김 l 자음과모음 펴냄)는 막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 막히는 두뇌게임을 그린 소설이다. 영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저자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데뷔 소설이다. 이탈리아에서 최단 기간 동안 100만 부가 팔려나간 이 작품은 1960년대의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집안의 모든 재산을 관리하던 가정부 멘눌라라가 남긴 유언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극이자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할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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