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영-박해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지난해 타율 내기에선 박해민 승
올해 첫 홈런 내기는 이지영 승
즐거운 고민에 빠진 절친 선후배
“다음 내기는 무엇으로 할까요?”
삼성 포수 이지영(29)과 외야수 박해민(25)이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둘은 네 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종종 허물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다. 이지영이 한마디 던지면 박해민이 곧바로 받아칠 만큼 죽이 잘 맞는다.
최근 둘 사이에 ‘채무 관계’가 생겼다. 이지영은 “올해 누가 홈런을 먼저 치나 내기를 했는데, 내가 이겼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지난해 이지영이 홈런 3개, 박해민이 1개를 각각 쳤으니, 그야말로 막상막하(?)의 대결. 박해민이 몇 차례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를 날리면서 선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결국 이지영이 4일 대구 LG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리면서 50만원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이지영도 박해민에게 ‘빚’이 있다. 박해민은 “작년에 둘이 30만원을 걸고 했던 타율 내기에선 내가 이겼다. 그 돈을 아직 못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지난해 박해민은 0.297, 이지영은 0.278의 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지영이 “그럼 50만원에서 30만원을 빼고 내가 20만원만 받으면 되겠다”고 제안했지만, 박해민 역시 “몇 달 동안 이자 붙은 건 생각 안 하느냐”는 일침으로 응수했다.
현재 스코어는 1-1. 결국 진짜 승자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누가 이기든 유쾌하기만 한 경쟁이다. 둘 다 올해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 내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어서다. “다음 내기에선 돈을 더 올려 봐야겠다”는 이지영과 박해민. 내년에는 내기 금액이 아닌 둘의 연봉도 지금보다 더 많이 오를 듯하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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