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등장한 ‘보석’이라는 평가를 받는 공승연.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로 주목받고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활약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풍문·우결서 연기·예능 다방면 활약
“셀 수도 없는 오디션 실패가 피와 살”
SBS 야심작 ‘육룡이 나르샤’ 캐스팅
“첫 사극 연기…사극말투부터 연습중”
신인 여자 연기자들의 부재로 아쉬움을 남겼던 안방극장에 단비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방송가 사람들은 “오랜만에 ‘보석’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풍문)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우결) 등에서 활약하는 공승연(22)이다.
SBS 하반기 야심작인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도 일찌감치 캐스팅됐을 정도로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불과 5개월 전까지 공승연이란 이름 석자는커녕 얼굴도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었지만, 이제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예’로 꼽힌다.
“신기하다. 정말 간절할 정도로 일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길에서 아주머니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주시고, 알아봐주시니까 꿈이 이루어진 것 같다.”
언뜻 보면 운이 좋아 하루아침에 뜬 스타 같지만, 그 뒤에는 7년의 고된 노력이 있었다. SM엔터테인먼트 가수 연습생이었지만,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수천 번의 오디션에서 쓴맛을 봤지만 열정은 여전했다.
“‘나는 운이 없나?’ ‘내 길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 우연찮게 2012년 케이블채널 드라마 ‘아이러브 이태리’에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그때 이후로 더 포기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 돌아가는 생생한 기운과 조명, 바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잊을 수가 없었다.”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오디션과 그 실패의 경험은 살이 되고 피가 됐다. 오디션 기회를 잡을 수도 없는 다른 신인들에 비하면 자신은 행운아였다.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 없었고, 실력을 더 길러야했다.
“‘SM 출신’이라 해도 (실력)검증이 안됐으니까, 오디션을 많이 보면서 기회를 잡자는 생각이었다. 오디션을 할수록 배우는 것도 많았다. 점차 앞에 앉아 있는 작가나 PD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겠더라. 잘하겠다고, 예쁘게 보이려고 꾸미지 않은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풍문’ 오디션 경쟁률도 500:1이었는데, 안판석 PD는 꾸미지 않은 제 모습이 눈에 들었다고 하시더라. 하하!”
공승연의 매력은 ‘우결’과 ‘육룡이 나르샤’ 캐스팅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우결’은 변화를 위해 참신한 인물을 찾아 나섰고, 신인 연기자들의 프로필을 살피다 공승연을 발견했다. ‘육룡이 나르샤’도 마찬가지다.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가 ‘풍문’ 출연 당시 풋풋한 공승연의 모습을 보고 기회를 줬다. 극중 그는 태종 이방원(유아인)의 부인인 원경왕후를 연기한다.
“‘풍문’의 장현성 선배가 어느 날 ‘축하한다’고 인사를 해주시더라. 무슨 영문인지 몰랐는데, 신경수 PD와 친분이 있는 장현성 선배가 먼저 알고 축하를 해주신 거였다. 신선한 얼굴을 찾다가 저를 발견했다고 하셨다.”
공승연은 겁이 없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라고 해도 신인 연기자에게 부담이 큰 사극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에 자칫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기라도 하면 이제껏 쌓아온 탑이 무너질 수 있다.
“중요한 시기다. 작가님도 ‘잘해야 한다’고 하셔서 긴장하고 있다. 원경왕후하면 ‘용의 눈물’에서 열연한 최명길 선배님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 분명 비교가 될 것이다. 사극말투부터 연습하고 있고, 당시 역사공부도 하고 있는데, 어렵다. 사극은 신인에게 어려운 장르고, 부담이 크지만 관심 받는 만큼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