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KBS 드라마 ‘연인’ 표절 소송

입력 2015-07-15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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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7월 15일

최근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가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휘말렸다. 한 작가지망생이 “작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CJ E&M을 비롯해 타 방송사 드라마 공모전에 제출한 작품과 비슷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제작사 CJ E&M과 방송사는 “일반적으로 전개 가능한 설정이고 도용이라고 하기엔 주장이 너무 추상적이다”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스포츠동아 7월10일자 1면 참조)

사실 일부 가요는 물론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를 둘러싼 표절 혹은 아이디어 도용 논란이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여전히 표절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기준조차 모호한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

1993년 오늘, 한 변호사가 KBS 2TV 주말극 ‘연인’(사진)이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며 방송사와 드라마 대본을 쓴 최연지 작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윤상일 변호사는 ‘연인’이 1992년 자신의 체험을 담아 펴낸 법정소설 ‘하얀나라 까만나라’ 속 에피소드와 주인공의 이미지 등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 침해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연인’은 신애라와 김주승, 이효정, 이휘향 등이 주연한 작품.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직업이 검사와 변호사였던만큼 법조계의 이야기가 또 다른 배경으로 등장했다. 표절 시비는 바로 이 과정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최연지 작가는 “법조계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20여권의 관련 서적을 읽었다”면서 이를 적극 부인하며 윤 변호사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결국 양측은 법정에서 맞닥뜨렸다. 법원은 윤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1995년 4월 법원은 최 작가가 윤 변호사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최 작가가 소설의 일부 내용을 무단 인용했다”는 것이었다. 이후 양측은 기나긴 공방을 벌였고 결국 1996년 6월12일 대법원은 최 작가가 5백만원을 지급하라며 최종 판결했다. 하지만 “방송사는 드라마 대본을 쓴 작가의 모방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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