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보다 사람이 먼저다…‘암살’의 휴머니즘

입력 2015-07-2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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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하는 영화 ‘암살’은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주연배우의 이름만 들어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연기와 스토리, 완성도까지 탄탄하게 중무장하고 관객몰이에 나선다. 사진제공|케이퍼필름

■ 아삭한 키워드로 본 영화 ‘암살’

A-한류대표스타 전지현의 물오른 연기
S-일제강점기 여성 독립군 이야기 여운
A-영화 ‘도둑들’ 시대극 버전 연상 금물
C-180억 세트 아낌없이 폭파한 창의력
C-연기호흡부터 결말까지 높은 완성도


22일 개봉하는 ‘암살’(제작 케이퍼필름)은 흥행의 규모를 짐짓 예측하기 어려운 쪽에 속한다. 하지만 개봉을 이틀 앞두고 45%까지 오른 예매율은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의 징표다. 실제로 영화는 보고나면 충분히 ‘재미있다’고 칭찬할 만한 완성도를 갖췄다. 하지만 관객의 기준치가 저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볼지’ ‘말지’ 고민 중인 관객을 위해 ‘아삭’(ASACC)한 키워드로 영화를 살폈다.

연기(Acting)

출연 배우가 많지만 각자의 몫, 그 이상을 해냈다. 최고의 미덕이다. 전지현은 3년 전 ‘도둑들’로 인정받은 실력을 ‘암살’을 통해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한류를 대표하는 ‘KS인증 스타’로도 안성맞춤의 활약이다. 부상을 당하고 누운 침상에서 읊조리는 “알려줘야지,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는 대사와 장면은 단연 압권. 눈물까지 핑 돈다.

이야기(Story)

항일 독립운동에 헌신한 사람과 그에 대립한 밀정의 이야기. 한 줄 설명으로 상상가능한 내용, ‘뻔한다’는 편견도 있다. 선천적으로 따르는 이런 시선을 딛고 관객의 예상을 꿰뚫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과녁을 명중시킨 주인공은 최동훈 감독이다. 실제 일제강점기에 찍힌 ‘웃고 있는 여성 독립군’ 사진을 보고 영화를 구상한 그는 목숨 걸고 살아낸 그 시절 사람들의 모습을 낭만적인 시선으로 그려낸다. 여운이 오래 남는 이유다.

연상(Association)

1930년대를 그린 한국영화는 손에 꼽힌다. 그만큼 관객의 기억에 남은 작품이 없다는 의미. 덕분에 ‘암살’은 시대극에 필연적으로 담기는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그리는 데 있어서도 절대적 우위를 점한다. 먼저 시도했기에 신선하다. 이 새로움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흥행의 규모가 갈릴 전망. 최 감독이 앞서 연출한 ‘도둑들’에 열광했고, 비슷한 영화를 상상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창의력(Creativity)

친일파 처단 작전이 이야기의 핵심. 영화의 소재로는 특별할 게 없는 작전을 그리지만 영화는 이를 둘러싼 ‘사람’에게 더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는 만국의 키워드 ‘휴머니즘’에 주목한 선택은 영리하다. 1930년대 중국 상하이와 조선 경성의 모습을 구현한 세트 역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부를 만하다. 18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규모를 과시하려는 듯 이 화려한 세트를 빠짐없이 훑고 마지막에는 아낌없이 폭파해 버린다.

완성도(Completeness)

“친하면 연기도 편하다”는 이정재의 말처럼, 전지현과 오달수는 이미 ‘도둑들’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 저마다 인지도 높은 스타이지만, 자존심 경쟁 대신 한 발 양보하고 어우러질 때 어떻게 앙상블이 완성되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결말은 보너스다. 결말만큼은 관객의 예상을 정확히 빗나간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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