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전설의 기록 돌파…144경기도 모자라다

입력 2015-07-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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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넥센 서건창(오른쪽).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박병호 홈런 경기당 0.349개…50개 페이스
133경기였던 2003년 이승엽 56개엔 부족
최다안타·최다이닝투구 기록도 ‘난공불락’


2015년은 KBO리그에 매우 의미가 큰 시즌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는 팀당 162경기, 일본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를 치르며 풍성한 시즌 기록을 양산했다. 경기수가 적었던 KBO리그는 이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제10구단 kt의 가세로 KBO리그도 팀당 144경기의 문을 활짝 열었다. 시즌 기록이 대거 상향될 수 있는 기틀을 확보한 것이다.

개막에 앞서 많은 시즌 기록이 깨질 것으로 예상됐다. 1980년대 중후반보다는 30경기 이상, 1990년대와 비교해도 20경기 가량 팀당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투수와 타자 모두 더 많은 등판 기회와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타자의 경우 경기당 4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2014년보다는 64번이나 더 많은 공격 기회를 갖게 된다. 선발투수도 3∼4차례 더 등판할 수 있다. 물론 회의론도 뒤따랐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서면 체력적 부담과 부상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기록의 스포츠 야구에서 신기록의 탄생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을뿐더러 리그의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 과연 첫 144경기 시즌에서 신기록은 탄생할 수 있을까.

최근 타자들의 페이스를 보면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보낸 이승엽(39·삼성)의 기록이 얼마나 위대한 성과였는지가 입증된다. 전반기 홈런 1위 박병호(넥센)는 86경기에서 30개의 아치를 그렸다. 경기당 0.349개꼴이다. 이승엽은 133경기 시즌이었던 2003년 56개를 터트렸다. 산술적으로 박병호는 133경기에선 46개를 기록할 수 있다. 144경기에선 50.2개다.

넥센 서건창은 지난해 역대 단일시즌 최고 기록인 201안타를 쳤다. 2015시즌을 앞두고는 이전보다 훨씬 자주 200안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전반기 최다안타 1위는 116개를 친 박병호다. 144경기에선 194안타를 기대할 수 있는 페이스다.

투수 중 최다이닝 투구는 롯데 조쉬 린드블럼의 124이닝(19경기)이다. 경기당 6.2이닝이 되지 않는다. 린드블럼이 후반기 12경기에서 7이닝씩 던진다고 가정해도 84이닝에 불과해 208이닝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1983년 427.1이닝을 던진 장명부(삼미)는 물론 1985년 269.2이닝을 던진 김시진(삼성), 1986년 262.2이닝을 던진 선동열(해태)의 기록을 되돌아보면 과연 인간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적어도 이들 레전드의 기록은 144경기 체제에서도 난공불락으로 남을 공산이 높아 보인다.

그래도 1999년 현대 정민태(20승7패3세이브) 이후 맥이 끊긴 국내투수의 시즌 20승은 올 시즌 재현 가능성이 크다. 두산 유희관은 18경기에서 12승을 거뒀다. 앞으로 11경기 안팎의 추가 선발등판 기회에서 8승을 보태면 16년 만에 정민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수가 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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