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배우와 엄마’ 전지현, 보름간 열정적 고민한 사연

입력 2015-07-2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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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의 주인공 전지현. 임신 초기의 행복하면서도 자칫 위태로운 상황에서 “하이힐도 신지 마라”는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의미 있는 영화”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스포츠동아DB

영화 ‘암살’보다 ‘임신’이 더 화제 우려
의사 안정 권고에도 영화 홍보 강행군

배우 전지현(34)의 깜짝 임신 발표가 화제다. 약 10주, 아직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초기다. 혹시 모를 건강상 우려 탓에 스타들은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임신 사실을 감추는 세태에 전지현의 ‘이른 고백’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오히려 그는 더 일찍 임신 사실을 공개할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기다리던 임신에 마냥 기뻐하지 못했던 데는 진짜 이유가 있다.

전지현은 약 2∼3주 전 임신을 처음 확인했다. 3년 전 동갑내기 회사원과 결혼한 그는 지난해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으로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뒤 올해 영화 ‘암살’ 촬영을 마무리하고 ‘가족계획’을 세우고 있던 참이었다.

임신 초기 산모들이 그렇듯, 담당 주치의는 전지현에게 ‘무조건 안정’을 권고했다. 평소 건강과 몸 관리에 각별한 그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당장 ‘암살’ 개봉 준비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지현의 측근들은 예정된 영화 홍보일정을 줄이고 몸부터 챙기자고 권유했다. ‘암살’ 개봉 직전 그는 약 70여개 매체와 인터뷰를 앞두고 있던 터였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병원을 찾는 날도 여러 번이었다.

약속된 일정과 몸 관리를 두고 고민이 깊었던 그의 마음을 돌린 결정적인 계기는 9일,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본 기술시사회였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암살’의 연출자 최동훈 감독과 스태프, 배급사 등 관계자들이 완성된 영화를 마지막으로 점검했다. 그 자리에 참여한 배우는 전지현이 유일했다. 영화가 궁금해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

당시 시사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영화에 누구보다 공감한 이도 전지현이다. 최근 잇따라 흥행작을 내왔지만 ‘암살’은 여전한 연기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 주는 기회로 보였다고 설명한다.

전지현은 결국 임신상태임을 고려해 관련 일정을 줄이자는 주변의 권유를 거부했다. 오히려 “내게 ‘암살’은 큰 의미”라며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특히 3년 전 자신을 다시 주목받게 한 영화 ‘도둑들’과 이번 ‘암살’의 연출자인 최동훈 감독에 대한 신의를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뜻도 강했다. ‘암살’ 출연료를 다른 작품보다 낮춰 받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나선 ‘강행군’은 잠시 엉뚱한 오해를 낳았다. 2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시작한 직후였다. 전지현은 함께 일하는 경호원과 동행했다. 이 모습은 ‘유난스럽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전지현 측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암살’보다 임신 사실이 더 화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 탓이다. 오래 앉아있지 말고, 하이힐도 신지 말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지만 전지현은 이런 사실마저 표내지 않았다. ‘암살’ 제작진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았을 정도다.

22일 개봉한 ‘암살’은 이틀 만에 100만 관객에 육박한다. 23일에도 예매율 55%를 유지하고 있다.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가 확실하다. 전지현의 ‘투혼’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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