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 ‘모자를 사수하라’

입력 2015-07-2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상우-김택형(오른쪽). 스포츠동아DB

밸런스 무너지며 모자 벗겨지는 버릇 재발
넥센 김택형도 투구폼 교정하며 버릇 고쳐

깊이 눌러쓴 모자가 벗겨진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넥센 필승조 조상우(21)는 시즌 내내 외로웠다. 마무리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이어주기까지 팀 승리를 지킬 유일한 카드였다. 또 다른 필승조로 분류된 김영민과 김대우가 흔들리면서 조상우의 등판횟수는 점점 많아졌다. 무리한 결과 22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감독은 “컨디션이 떨어졌다. 투구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막판인 14일 포항 삼성전에서 나쁜 신호가 감지됐다. 6-5로 앞선 7회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를 구원해 1.1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했다. 자꾸 벗겨지는 모자가 문제였다. 공 하나하나를 던지고, 떨어진 모자를 주워 쓰느라 바빴다.

조상우는 지난해 투구폼 교정 훈련을 통해 투구시 머리가 들리는 단점을 고쳤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모자는 머리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밸런스가 잡힌 예쁜 투구폼을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등판에선 예전의 버릇이 되살아났다.

손혁 투수코치는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안 쓰던 근육을 썼고, 투구동작에 힘이 들어가면서 모자가 벗겨졌다. 나쁜 신호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구위가 떨어졌다. 무조건 막겠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조상우는 열흘간의 휴식 동안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며 1차례의 2군 등판을 거쳐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모자로 고생하는 선수는 또 있다. 고졸 신인 좌완투수 김택형(19)이다. 2군에서 보름여 담금질을 통해 나쁜 버릇을 고쳤다. 1군 선발등판에선 70%의 힘으로만 던지는 등 제구력과 투구폼 교정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익숙했던 투구동작이라서 버릇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모자가 말썽인 것은 분명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