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홀릭] 얼음찜질에 바캉스까지…말들의 ‘여름나기’

입력 2015-07-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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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마치고 시원한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는 경주마.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경주마들의 피서법도 다양하다. 얼음찜질부터 수영, 특별보양식, 전용 휴양소에서의 피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다리 부위 열 낮추고 근육경련 예방 효과
전용 휴양소서 최대 2개월간 관리 받기도


‘삼복(三伏)더위에 소뿔도 꼬부라든다’는 속담이 있다. 삼복더위가 얼마나 더우면 굳은 소뿔조차도 녹아서 꼬부라진다고 했을까. 바야흐로 삼복의 최고봉인 말복을 향해 치닫고 있다. 더위는 사람도 동물도 지치게 만든다.

경주마도 예외는 아니다. 혹서기에는 ‘노을경마’로 더위를 피하기도 하고 서울, 부경, 제주 등 돌아가면서 경마장 휴장도 하지만 경주 전체를 멈추진 않는다. 경주마의 품종은 ‘더러브렛’이 대부분이다. 아라비아 수말과 영국 암말의 교배종이다. 건조하고 더운 날씨에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그래도 삼복더위엔 견뎌 낼 재간이 없다. 말들은 표면적이 넓어 땀으로 열을 발산시키는데, 여름철에는 땀이 온몸에 말라붙어 하얀 소금이 마치 밀가루를 뿌린 것처럼 보일 정도다. 경주마들은 이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낼까.


● 얼음찜질에 시원한 물 속에서 수영하기도


경주마 피서법의 첫 번째는 얼음찜질이다. 경주마가 전력을 다해 달리고 나면 몸에서 열이 많이 나는 건 당연지사. 더운 여름에는 냉동실에 얼음팩을 넣어뒀다가 경주를 끝낸 말들의 다리 언저리에 둘러주면 말이 매우 좋아한다. 얼음찜질은 경주마의 부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경주 후 얼음찜질로 다리 부위의 열을 낮춰주지 않으면 다음 훈련에서 부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얼음찜질은 경주마들이 여름철 자주 겪는 근육경련 증상도 예방할 수 있다. 수영도 빼놓을 수 없는 피서법이다. 물속에서 체온도 낮추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서 운동량을 늘릴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얻는다. 과천에 있는 말 수영장은 수심 3미터가 넘는다. 수영장 한바퀴를 돌면 1400미터 경주로를 전력 질주하는 만큼의 효과가 있다.


● 질 좋은 사료로 몸보신하고 아예 휴양 떠나기도

더위엔 잘 먹어야 몸이 처지지 않는다. 피서법의 기본은 보양식. 말이 경주를 뛰고 나면 최대 25kg이 한 번에 빠질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다. 따라서 소비된 에너지만큼 보충해 줘야 한다. 과거에는 지네, 뱀 등 특별 보양식을 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최고 보양식은 사료다. 말 사료가 워낙 발달해 경주마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사료가 비치되어 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사료급여를 통해 경주마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시킨다.

사람처럼 아예 휴양을 떠나는 말들도 있다. 넓은 목장에서 편하게 경주마 전용 휴양소로 이동해 관리를 받기도 한다. 자동 냉온풍 설비로 20도의 쾌적한 온도를 연중 유지하고, 전자제어자이를 갖춘 최첨단 워터머신 및 워킹머신 훈련기로 훈련을 받고, 특별식을 제공받는다.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1∼2개월의 특별관리로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충분한 휴식과 재활취하다 복귀한다. 이 정도 되면 말 팔자, 사람 팔자 안 부럽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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