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디오’는 창문 같은 눈을 가진 연기자”

입력 2015-07-31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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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가 전남 고흥에서 영화 ‘순정’ 촬영에 한창이다. 스크린 데뷔 1년여 만에 주연으로 도약한 그는 ‘순정’에 이어 또 다른 영화 ‘형’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동아닷컴DB

■ 영화‘순정’ 감독·동료들이 말하는 디오

느끼는 모든 감정이 눈을 통해 드러나
이은희 감독 “감성으로 연기해 더 강력”


그룹 엑소의 멤버 디오(22)는 이제 본명인 ‘도경수’로 더 친숙하다. 그 친근함은 최근 1년 동안 펼친 연기활동에서 거둔 적지 않은 성과에서 나온다. 경계를 두지 않는 영화와 드라마 참여, 제약 없이 소화하는 다양한 역할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아시아를 재패한 케이팝 스타 디오가 화려함을 잠시 뒤로하고, 서울에서 자동차로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전남 고흥의 바닷가에서 영화 ‘순정’(제작 주피터필름) 촬영에 한창이다. 이달 초 태풍이 남해를 덮쳤을 때는 일주일 넘도록 인근 외딴 섬에 촬영팀과 갇혀 동고동락했다. 처음 겪는 낯선 경험이지만, 그는 “설렌다”고 했다.

지난해 ‘카트’로 스크린에 데뷔한 디오는 ‘순정’을 통해 영화를 책임지는 주인공으로 도약했다. 1991년을 배경으로, 10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이야기에서 처음 로맨스 연기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한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 이를 연기에도 활용한다.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이미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숱한 짝사랑을 해왔다”는 그는 “당시 겪었던 여러 감정이 이번 촬영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 느끼는 연기의 재미다.

물론 과거 경험이 꼭 행복한 기억으로만 남아있지는 않다.

“내 첫사랑의 기억은 행복하지 않다. 우울하다. 사랑의 감정은 행복하지만 그게 끝날 땐 늘 슬펐다. 그런 느낌마저도 영화에 담기지 않을까. 결과가 궁금하다.”

‘순정’의 연출자 이은희 감독은 이런 디오에 대해 “창문 같은 눈을 가진 연기자”라고 했다. 느끼는 모든 감정이 눈을 통해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상대 배우의 액션에 맞춰 자유롭게 바뀌는 눈을 보면 디오가 머리 쓰는 법 없이 오직 감성으로만 연기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그래서 더 강력한 에너지가 있다”고 평했다.

디오가 사랑에 빠지는 상대 김소현을 비롯해 함께 출연하는 이다윗, 연준석, 주다영은 모두 그보다 나이가 어리다. 이들은 디오를 ‘형’, ‘오빠’로 부르며 격 없이 어울린다.

이들 가운데 영화 ‘시’와 ‘고지전’의 아역부터 시작한 이다윗은 연기 경력에서는 디오보다 선배다. 그런 그가 디오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자극’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이다윗은 “연기는 차근차근 경험해야 실력이 쌓인다고 생각했다”며 “(디오)형을 보면 시간이 반드시 중요하지 않구나, 내가 형이라면 그만큼 잘 해낼까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디오가 영화계에서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는 데는 성실한 성격도 한 몫을 한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오는 이달 초 일본 도쿄에서 치른 콘서트 도중 무대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공연을 마치고 귀국할 때 휠체어를 탄 모습이 목격된 이유도 그 탓이다. 다행히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고, 정밀검진도 받았지만 혹시 팬과 영화 제작진이 놀랄 것을 우려해 ‘발을 헛디뎠다’고 설명하며 안심시켰다. 그리고는 곧장 촬영지인 고흥으로 향해 카메라 앞에 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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