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 스포츠동아DB
이호준은 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하루에 8시간만 자봤으면 좋겠다. 3시간, 잘 하면 5시간만 잔다”며 “원래 (방망이가) 잘 맞지 않을 때 그런 편인데 요즘 그 시기인 것 같다. 잠을 자보려고 갖은 노력을 해봐도 잘 안 된다. 누우면 상상 속에서 3시간짜리 야구를 혼자 하고 있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이호준은 팀의 중심타자다. 그가 주춤한 사이 6번타자 이종욱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이호준이 살아나야 타선 전체에 시너지효과가 난다. 실제 전반기만 해도 상대팀 배터리는 놀라운 타점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호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번타자 에릭 테임즈와 정면승부를 해야 했다. 후반기 들어 이호준의 타격이 좋지 않자 테임즈의 4사구가 많아졌다. 테임즈에게는 좋은 볼을 안 주고 승부를 피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NC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의 부진에 대해 “괜찮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테임즈도 잘 해줬지만 (이)호준이가 타점 부분에서 제 역할을 해주면서 팀이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이만큼 해준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다. 지금 잠깐 부진하다고 문제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주장 이종욱도 “전반기 내가 안 좋을 때 (호준이) 형이 쳐줘서 팀이 잘 돌아가지 않았는가. 후반기에 형이 안 좋을 때 내가 역할을 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앞에서 좋지 않으면 뒤에서 치고, 뒤에서 좋지 않으면 앞에서 치고, 이게 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의 굳건한 믿음에 이호준은 이날 오랜만에 멀티히트에 타점까지 올리며 보답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