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선수단 평균 연봉 얼마냐” 중국 취재진 질문공세

입력 2015-08-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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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권하늘을 헹가래하며 축하해주는 모습.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남북간 축구대결로 뜨거운 주말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끝난 2015동아시안컵에서다. 여자대표팀이 8일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대회 3차전을 치른 데 이어, 9일 같은 장소에서 남자대표팀의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남북대결 뒷이야기를 정리해봤다.


● 중국 취재진의 집중 관심 받은 태극호


2015동아시안컵 개최국 중국 취재진이 남북대결에 앞서 대거 한국남녀대표팀의 훈련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탄 태극낭자들을 향한 시선이 많았다. 중국, 일본을 연파하며 기대이상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한 시절 최강 자리를 지키다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자국 여자축구를 바라본 중국 기자들은 “WK리그의 선수단 평균 연봉은 얼마냐”, “대표팀에 대한 축구협회의 지원은 어느 정도냐” 등 질문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중국여자대표팀 하오웨이 감독은 이 대회에서 3전패를 당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북한 응원단


북한 미녀응원단은 어디에서나 화제다. 동아시안컵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4∼5일 일본전과 8∼9일 남북대결 때였다. 흰 모자와 빨간 반팔 티셔츠, 흰 바지를 깔끔히 차려입은 수십여 명의 응원단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군무를 췄다. ‘대∼한민국’을 외친 30여명의 교민, 원정 붉은악마의 응원전에 맞섰다. 해프닝도 벌어졌다. 여자 남북대결 전반 중반 10여분 가량 ‘통일’, ‘원수님’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음악을 스피커로 크게 틀었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담긴 대형걸개를 걸었다가 철거당한 중국전처럼, 중국 공안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담당자들의 제지를 받은 뒤에야 음악을 멈췄다.


● 북한전서 센추리클럽 가입한 권하늘

‘중사’ 권하늘(27·부산상무)이 한국여자축구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 센추리클럽은 기정사실이었다. 동아시안컵 이전까지 A매치 98경기를 소화했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대회 시상식이 끝난 뒤 권하늘에게 사전에 제작된 기념패를 수여했다. 그런데 약간 착오가 있었다. 상패에 새긴 날짜였다. 축구협회는 윤덕여 감독으로부터 “변수가 없으면 (권)하늘이에게 중국전, 일본전을 맡길 생각”이란 언질을 받았다. 날짜를 ‘2015년 8월 4일’로 새겼다. 그런데 권하늘은 컨디션 난조로 1일 중국전을 쉬어 북한전이 100번째 경기가 됐다. 축구협회는 귀국 후 상패를 다시 제작하기로 했다.


● 축구는 정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주 정치적 집단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모토는 ‘축구와 정치의 분리’다. 그러나 이게 어려울 때도 있다. 역사적·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해온 국가들이 만나면 어쩔 수 없다. 남북대결이 그랬다. 특히 9일 남자부 경기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자국 대표팀이 아니면 딱히 흥미를 보이지 않는 중국 관중도 꽤 많았다. 중국 공안도 대거 출동했다. 앞선 1·2차전에는 300여명이 투입됐는데, 이날은 500여명이었다. 물론 이어진 경기가 앙숙 관계인 중국-일본전이라는 영향도 있었다.

우한(중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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