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이제는 리우로…태극낭자들 희망을 쏘다

입력 2015-08-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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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 감독(오른쪽 끝)을 비롯한 여자축구대표팀이 중국 우한에서 벌어진 2015동아시안컵을 준우승으로 마치고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성원해준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동아시안컵 준우승…중국·일본 격파 자신감
올림픽 첫 본선 도전 세밀함·체력 보완 숙제


종료 휘슬이 울리자 태극낭자들은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일부는 드러누워 눈물을 쏟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동아시안컵(1∼9일·중국 우한)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0-2로 패해 2승1패. 승점 6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준우승 상금 4만5000달러(약 5040만원)를 받았다. 3전승(승점 9)의 북한(상금 7만달러)이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북한 라은심은 3골로 득점왕, 위정심은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고, 한국 김정미(현대제철)는 골키퍼(GK)상을 수상했다.

북한과의 상대전적 1승1무14패. 2005년 8월 이 대회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9연패다. 그러나 아주 아프지만은 않았다. 상처 속에서 분명한 성장을 확인했다. 한국여자축구는 1년 앞으로 다가온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 북한만 못 넘었다!

북한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최근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했지만 세계적 강호로 인정받는다. 6월 2015캐나다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한국여자축구는 아직 북한에 밀린다. 그러나 희망적 측면이 많았다.

태극낭자들은 중국과 일본을 모두 꺾었다. 1-0으로 이긴 중국전(1일)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버티는 힘을, 2-1 역전승을 거둔 일본전(4일)에선 포기하지 않으면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각각 얻었다. 북한에 영패를 당했지만 강호들과의 연이은 격돌로 강팀에 대한 면역력을 한층 높였다.

물론 숙제도 있다. 세밀함과 체력이다. 윤덕여 감독은 “패스의 질적인 차이가 북한과 우리의 격차를 만든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패스의 질도 떨어진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 또 다른 시작, 올림픽을 향해!

윤덕여 감독은 “어떤 대회를 마치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본다”고 말했다. 맞는 얘기다. 월드컵에서 큰 역사를 일군 한국여자축구의 다음 목표는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내년 2월 일본에서 열릴 아시아 예선에서 올림픽 티켓 2장의 주인이 가려진다. 일본, 중국, 북한 등이 모두 나서는 데다 호주도 가세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다행히 세대교체가 무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윤덕여호’에서 주축을 이룬 이들은 1988년생이다. 수비수 김도연(현대제철)∼이은미(이천대교), 미드필더 권하늘(부산상무)∼조소현∼전가을(이상 현대제철) 등이다. 여기에 후배들이 가세했다. 1990년생 골잡이 정설빈(현대제철), 1991년생 공격형 미드필더 이민아(현대제철), 1994년생 윙 포워드 이금민(서울시청), 등은 차세대 기둥이다. 소속팀 일정과 컨디션 난조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박은선과 중국전에서 무릎을 다쳐 이탈한 심서연(이상 이천대교) 등 핵심 자원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다.

정설빈은 “골대를 맞히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아 북한에 졌다. 많이 밀리지 않았다”, 이민아는 “고유의 플레이와 전술을 더욱 부각시켜야 한다. 우리도 기량이 계속 향상하고 있다”며 올림픽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우한(중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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