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명예회장, 중국 우한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15-08-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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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정몽준. 스포츠동아DB

FIFA 회장선거에 ‘EAFF 지지’ 요청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중국 우한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하고 8일 귀국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까지 지켜볼 계획이었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서둘러 돌아왔다. 17일 파리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할 계획인 정 명예회장이 중국을 찾은 이유는 EAFF가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AFF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북한, 대만, 홍콩, 몽골, 마카오, 괌, 북마리아나제도 등 10개국이 가맹돼 있다. EAFF 가맹국은 4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괌은 총회에서 AFC에 할당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3명을 뽑는 방식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괌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이는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괌은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부회장이 FIFA 집행위원에 당선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EAFF 회원국 사이에서 정치적 선택이 갈렸다는 것이 4월 AFC 총회에서 드러났다.

정 명예회장이 원하는 대권을 잡기 위해선 확실한 지지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회원국이 많은 AFC의 지지를 얻으면 FIFA 회장 선거에서 유지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세이크 살만(바레인) AFC 회장과 알 사뱌(쿠웨이트) FIFA 집행위원 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은 AFC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괌과 일본도 이들과 뜻을 같이 한다. 이들은 제프 블래터(스위스) 현 FIFA 회장의 지지세력이다. 한 때 블래터 회장과 막역했던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뒤에 설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정 명예회장이 EAFF와의 협조 체제를 통해 AFC 유력인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 명예회장이 얼마 전 국내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일본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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