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권 ‘4년공백 채우기’에 달렸다

입력 2015-08-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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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스포츠동아DB

■ FIFA 회장 도전 과제

북중미-아프리카연맹 관계 회복 시급
플라티니로 기운 AFC 마음도 돌려야
反 플라티니 세력들 단일후보땐 승산


정몽준(64·사진)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 명예회장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내년 2월 26일로 예정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올해 10월 26일까지 후보등록을 마치고, FIFA 윤리위원회의 후보검증이 끝나면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다.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정 명예회장은 확고한 지지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1994년부터 FIFA 부회장을 맡았던 그는 자리를 내려놓은 2011년 1월 이후 4년 7개월간 국제축구계를 떠나 있었다. FIFA 부회장으로 재직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개인적 영향력도 하락했고, 친분이 있던 국제축구계 인사들 중 일부는 여러 이유로 현장을 떠났다. 4년이 넘는 공백을 딛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부지런히 움직이며 표밭 다지기에 힘써야 한다.


● 강세지역에서 다시 지지 이끌어내나?

정 명예회장은 과거 아시아축구연맹(AFC)뿐 아니라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 공동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원국이 많은 CAF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그러나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도전했던 정 명예회장은 실패를 맛봤다. 한국은 2010년 FIFA 총회에서 월드컵 유치에 도전했지만 표 대결에서 패해 카타르에 개최권을 넘겨줬다. 정 명예회장의 예상과 달리 믿었던 나라들이 한국에 표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선 아직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있는 CONCACAF, CAF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CONCACAF 회원국은 35개고, CAF 회원국은 54개다. 두 지역에서 지지를 약속받으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 AFC와의 관계회복 절실

정 명예회장이 2011년 1월 FIFA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는 AFC 총회 때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와의 선거전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요르단 왕자를 후원한 중동국가들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AFC 회원국은 총 47개다. AFC는 현재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지지하려는 분위기다. 제프 블래터(스위스) 현 FIFA 회장의 측근들인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바레인) AFC 회장과 셰이크 아메드 알 파하드 알 사바(쿠웨이트) FIFA 집행위원은 플라티니 UEFA 회장과도 가깝다. 이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어야 AFC 회원국들의 표를 얻어낼 수 있다. AFC 내에서 어느 정도의 지지기반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선거전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 반 플라티니 세력 결집도 필요

아직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는 플라티니 회장과 그 반대세력의 싸움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차기 FIFA 회장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플라티니 회장과 경쟁하기 위해선 반대세력의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에서 표 대결을 제대로 해볼 수 있다. 출마를 선언한 정 명예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나란히 플라티니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고, 판도가 어느 정도 나오면 후보들끼리 단일화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 명예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의 반대세력을 하나로 결집해 단일후보의 위치를 차지한다면 차기 FIFA 회장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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