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 폭행 파문…KBS, ‘억지 봉합’ 무리수

입력 2015-08-21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연기자 최민수. 동아닷컴DB

“오해 풀었다, 하차 없다” 일방 해명
피해자 배려 없는 ‘갑의 입장’ 논란

방송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한 KBS 2TV ‘나를 돌아봐’가 출연자 최민수(사진)의 제작진 폭행 파문을 무리하게 봉합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폭행 피해자가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 소속 PD라는 점에서 방송사가 ‘갑’의 입장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애써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최민수는 19일 ‘나를 돌아봐’ 촬영 중 ‘거친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연출자 A씨의 턱을 가격하며 폭행했다.(스포츠동아 8월20일자 10면 단독보도) 하지만 KBS 측은 20일 “최민수가 PD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양측이 원만히 합의해 오해를 풀었다”면서 최민수와 함께할 것임을 밝혔다. 제작진은 “오전부터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 촬영으로 최민수의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촬영 콘셉트를 두고 벌어진 실랑이”라며 “가벼운 신체접촉”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신체는 물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A씨에 대한 위로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대응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제작진과 출연자 사이의 이견은 늘 존재하지만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는 점은 물론, 프로그램 내부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상황에서도 KBS와 제작진이 이를 억지로 봉합하려 무리수를 띄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초 연기자 이태임이 욕설 논란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것에 비한다면 제작진에게 폭력을 휘두른 최민수에 대한 제작진의 ‘선처’는 의아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출연자와 외주제작사 PD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외주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방송사와 외주제작사의 갑을관계가 고착화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만약 폭행 피해자가 KBS 소속 PD였더라도 방송사가 “화해”“원만한 합의” “하차 없음”을 내세울 수 있었겠느냐는 시각이다.

‘나를 돌아봐’는 지난달 1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김수미와 조영남의 갈등과 두 사람의 하차 선언, 제작진의 설득, 복귀 등 돌발상황을 반복하면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를 프로그램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노이즈마케팅’을 자인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제작발표회현장에서부터 이미 ‘무능함’을 드러낸 제작진은 이번엔 촬영현장에서도 ‘출연자 컨트롤’이 불가능함을 보여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로 체면을구겼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