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선동열이 던지는 줄 알았다”

입력 2015-08-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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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왼쪽)이 새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선동열과 비교하며 극찬했다. 김 감독이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한화 김성근 감독도 인정한 로저스

‘선동열 슬라이더’ 버금가는 압도적 구위
9회에도 155km…페이스조절 능력 탁월

“내가 감독 생활하면서 이런 에이스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덕아웃에서 보는데 선동열인 줄 알았어.”

한화 김성근 감독은 23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전날 완봉승을 올린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취재진이 ‘김광현(SK)보다 잘 던지냐’고 묻자 “김광현도 잘 던졌지만 로저스는 안정돼 있잖아. 1회에 투구수가 23개라 오늘은 7회까지 가나 했는데 페이스 조절을 잘해서 9회까지 던졌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8월에 영입했는데 발표 몸값만 70만달러. 그러나 실제로는 100만달러가 넘는다는 설도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국내 FA(프리에이전트)도 오버페이 선수가 있지 않느냐. 오버페이하고도 한 달 동안 3승하는 투수 찾기가 어렵다. 돈으로 따질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역대 최고 구위를 자랑한 외국인투수라면 2007년 22승과 시즌 MVP(최우수선수)를 거머쥔 두산 다니엘 리오스를 꼽을 수 있다. 취재진이 ‘리오스와 비교해선 어떻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로저스는 9회 때도 155km 던지잖아. 리오스보다 위 아냐?”라며 “벤치에서 보는데 볼이 팽 살아오더라. 특히 슬라이더가 기막혔다. 선동열이 아닌가 싶더라. 리오스와 김광현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커트도 했지만, 선동열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알고도 커트도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도 “물론 로저스보다는 선동열이 위지”라며 껄껄 웃었다.

전날 한화-KIA전을 중계한 김진욱 SKY스포츠 해설위원(전 두산 감독)도 “내가 니퍼트도 직접 데리고 있었지만, 로저스는 니퍼트나 리오스보다 수준이 더 위다.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다”고 극찬했다. 이어 “시즌 중에 이런 외국인투수를 영입한 한화는 복도 많다”며 웃더니 “투구시 왼발이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버틴다. 오른발도 공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까지 플레이트에 남아있더라. 쉽게 던지지만 구위가 좋고 컨트롤까지 빼어난 이유다. 특히 커브를 던질 때 투수는 누구나 팔 스윙이 느려지는데, 이렇게 빠른 팔스윙을 하는 투수는 처음 봤다. 9회에도 슬라이더가 계속 140km가 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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