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장석 대표, 1R부터 ‘타임’·투수 올인

입력 2015-08-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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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장석 대표이사(가운데)가 24일 2016 KBO 신인드래프트에 직접 참석해 구단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역시 ‘빌리 장석’!

‘빌리 장석’이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맹활약이었다. 10개 구단 대표이사 중 유일하게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찾아 치열한 정보전과 눈치작전이 펼쳐지는 전장을 직접 지휘했다. 확고한 소신과 전략으로 개성 넘치는 선택을 하는 것도 볼 만했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야구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 몰입도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머니볼’의 상징인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의 이름에서 딴 ‘빌리 장석’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24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6 KBO 신인드래프트에도 직접 참석했다.

많은 구단은 드래프트 1∼2라운드를 준비하며 미리 짠 시나리오 및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복수의 후보를 확정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넥센은 달랐다. kt가 1순위로 예상을 깨고 투수가 아닌 LA 다저스 출신 내야 거포 남태혁을 지명하고, 유력한 상위지명 후보였던 건국대 강속구 투수 김승현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됐다. 1라운드 9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넥센은 1라운드부터 ‘타임’을 부르며 신중을 기했다. 이 대표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스카우트팀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성남고 투수 안현석을 택했다. 넥센은 3라운드에서도 타임을 불렀다. 이 대표는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때로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한 명 한 명 선수의 이름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수를 중심으로 포지션을 안배하며 신인을 뽑았지만, 넥센은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모두 고졸(예정) 투수를 낙점했다. 타 구단 테이블에선 “과감하다”는 말이 들렸다.

이 대표는 평소 고교야구대회를 빠짐없이 관전하며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넥센은 최근 매년 한현희, 조상우 등 고졸 투수들을 즉시전력으로 키워내고 있다. 이 대표는 드래프트를 마친 뒤 신인들과 기분 좋게 단체 사진을 찍고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행사장을 떠났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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