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70km 구간 실연비 22.3km/l…준대형 세단 맞아?

입력 2015-09-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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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하이브리드차로는 최초로 베스트셀링 TOP10에 오른 렉서스 ES300h. 고급스러워진 겉모습과 내부 인테리어, 업그레이드된 승차감, 디젤 중형 세단보다 뛰어난 연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렉서스

■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ES300h’ 시승기

고급 마감재·디자인…의전차량급 인테리어
전기+가솔린 출력 200마력, 21.6kg·m 토크


렉서스 ES300h는 수입 하이브리드차로는 최초로 베스트셀링 TOP10에 오른 상징적인 모델이다. 올 상반기에만 2208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처럼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뛰어난 상품성에 있다. 렉서스 브랜드 특유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정숙성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경제성까지 더해져 디젤 세단 열풍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렉서스 ES 시리즈는 지난해 9월 6세대 모델 출시 이후 9월1일 새로운 디자인과 인테리어로 업그레이드된 2016 All New ES를 출시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가평 베네스트CC를 왕복하는 130km 구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의 매력을 경험해봤다.

스티어링휠-계기판-기어박스(맨 위쪽부터).


더 강렬하고 고급스러워진 익스테리어 디자인

All New ES300h의 가장 큰 변화는 전면 디자인이다. 렉서스 브랜드 고유의 스핀들 그릴 사이즈를 대폭 키워 존재감을 극대화 했다. 스핀들 그릴의 테두리도 입체감을 살려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안개등도 입체감을 주어 포인트를 살렸고, 베젤은 수직으로 키워 차량이 더 넓고 저중심적으로 보이게 했다. 헤드램프도 IS 모델에 적용된 독립적인 화살촉 모양의 헤드램프를 적용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사이드 디자인 역시 스핀들 그릴 상부를 위로 더 올렸고, 프런트 로어 범퍼 형상도 스포티하게 다듬었다. 후면 디자인은 트렁크 가니쉬 선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클리어 램프까지 연결되어 이전 모델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 리어 램프 역시 완벽한 L자 모양으로 가다듬어 렉서스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냈다. 외관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준대형 세단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거쳤다.

아울러 최상위 모델인 LS에만 사용되던 스크래치 복원 페인트도 적용했다.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은 자체적으로 탄력을 되찾는 소재를 사용한 도장 기술로, 자가 복원층이 얇게 코팅되어 있어 도어핸들 주변의 손톱자국이나 세차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를 줄여준다.

의전 차량으로 손색없는 인테리어

렉서스가 All New ES를 출시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VIP의전 차량급 인테리어다. 왕복 시승 구간 중 편도 구간에서는 시승차 뒷자리에 앉아 고급감을 직접 경험해봤다. 내장재는 전반적으로 고급감이 향상됐다. 일단 계기판 디자인부터 업그레이드 됐다. 시인성이 향상됐고, 4.2인치 컬러 TFT 다중정보 디스플레이를 계기판 안에 장착해 다양한 주행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차세대 렉서스 스티어링휠도 적용됐다. 중앙 부분을 보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바꿨고, 버튼 배열도 바꿔 조작감을 향상시켰다.

기어레버 역시 가죽으로 감싸진 부트 타입을 적용하고, 금속 테두리를 넣어 고급감을 향상시켰다. 준대형 세단급으로는 다소 심심하다고 평가되던 도어 스위치 패널에도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금속 테두리를 적용해 디테일을 강화했다. 오버헤드 콘솔 램프도 터치 조작 방식으로 바꿨다. 최상위 모델에는 퀼팅 시트까지 적용해 모던한 느낌을 낸다. 이런 세심한 변화 하나하나가 맞물려 이전 모델보다 전반적으로 실내의 고급감은 향상됐다.

승차감 업그레이드

All New ES300h는 디자인과 인테리어의 변화만큼이나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향상도 이끌어냈다. 앞 뒤 쇽업 바를 최적화해 승차감을 높였다. 또한 구조용 접착제 적용 부위를 확대해 차체 강성을 강화해 소음진동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주행 안정감과 핸들링 조작감을 향상시켰다.

ES300h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즐거운 이유는 원할 때는 전기+가솔린 합산 출력 200마력, 21.6kg·m의 토크를 활용해 얼마든지 강력한 퍼포먼스 드라이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로백 성능(8.1초)이 말해주듯 2톤의 거함은 어떤 가속 영역에서도 스트레스 없는 주행 능력을 발휘한다.

안전성도 뛰어나다. 동급 최대인 10개의 SRS 에어백이 탑재되었고, 한국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최고 등급(2014년)을 받은 바 있다.


실연비 22.3km/l 기록

가평 베네스트에서 잠실까지 돌아오는 편도 구간에서는 연비 운전에 초점을 맞춰 주행했다. 시내와 고속도로 구간 모두에서 규정 속도를 지켰다. 일부러 연비를 높이기 위해 저속으로 달리지는 않았다. 다만 전기모드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편도 70km 구간에서 기록한 실제 연비는 22.3km/l였다. 준대형 세단의 연비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어지간한 디젤 중형 세단보다 훨씬 뛰어난 연비다. ES300h의 정부 공인 표준연비는 16.4km/l다. 스타트에서 시속 40km까지는 최대한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아 전기 모드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이후 속도에서는 도로 상황에 따른 예측 운전과 탄력 주행을 통해 기름을 아꼈다.

물론 시승 행사에 참여한 모두가 이처럼 뛰어난 연비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해도 어떤 운전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연비는 천차만별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특성을 무시한 채 주행한다면 일반 가솔린 모델과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렉서스 ES300h와 같은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준대형 세단은 운전자의 습관을 바꿔놓을 정도로 매력 있는 차임은 분명하다. 도로 흐름과 규정 속도에 맞춰 안전 운전을 하면, 엔진소음이나 풍절음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렉서스 특유의 고요함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압도적인 연비까지 뒤따라온다.

시내 주행이 많고, 고속도로에서는 여유로우며, 환경까지 생각할 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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