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레바논전 승리 3가지 소득

한국축구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1. 슈틸리케 ‘압도적인 경기력’ 증명
2. 권창훈 등 국내파·해외파 절묘한 조합
3. 치열한 내부경쟁…정우영·김승규 성장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베이루트 인근 시돈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3차전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장현수(24·광저우 푸리)의 페널티킥 선제골(전반 22분), 상대 자책골(전반 25분), 권창훈(21·수원)의 추가골(후반 15분)로 1993년 이후 22년 만에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3연승을 달린 한국은 G조 1위를 유지했다. 대표팀은 3일 라오스전(8-0 승)에 이어 레바논 원정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9월 2연전을 통해 ‘슈틸리케호’는 많은 소득을 챙겼다.

● 경기 지배 능력의 향상

한국은 이달 열린 2차례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라오스전에선 상대가 수비 위주로 나왔지만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패스의 정확도를 높여 무려 8골을 몰아쳤다. 레바논전에선 원정경기라는 불리함과 시차, 그라운드 잔디 상태 등 어려운 요소가 많았지만 3골을 터트리며 승점 3점을 챙겼다. 한국축구는 간혹 약체를 만나서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고전하곤 했다. 또 레바논과 같은 중동국가와의 원정경기에서도 힘든 경기를 치른 경험이 많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는 달랐다. 홈과 원정 여부, 상대의 전력에 관계없이 경기를 확실하게 지배하며 압도적 전력을 과시했다.


● 국내파-해외파의 절묘한 조합

2002년 이후 대표팀의 주축은 늘 해외파였다. 어떤 감독이 부임하든지 유럽, 중동, 일본 등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중용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해외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K리거들의 도약이 눈부시다. 이번 2연전에서도 K리그를 통해 기량을 검증받은 젊은 선수들이 믿음직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2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격한 권창훈은 2경기 연속골을 포함해 총 3골을 터트렸다. 이재성(23·전북)도 교체 멤버였지만 2경기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해외파 선배들과 함께 좋은 콤비플레이를 펼치며 대표팀의 공격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 더 치열해진 내부경쟁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차례 월드컵 예선에 8월 2015동아시안컵에서 인상적 플레이를 선보인 선수들을 발탁했다. 이들의 합류로 대표팀에는 공격 2선과 미드필드 가용 자원이 풍부해졌다.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겠지만 선수들은 그만큼 치열한 주전경쟁에 휩싸였다. 슈틸리케호 전력의 핵심인 공격 2선은 권창훈의 가세로 가용인원이 넘친다.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은 레바논전에 원래 자리가 아닌 왼쪽 윙어로 출격했다. 박주호(28·도르트문트)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을 정도로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26·비셀 고베)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골키퍼 김승규(25·울산)도 레바논전 무실점으로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과의 주전경쟁 불씨를 되살렸다.

최용석 기자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