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슈틸리케호 스타 K리거>’ 권창훈의 전성시대

입력 2015-09-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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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 권창훈. 스포츠동아DB

■ 라오스전 2골 이어 레바논전 환상 쐐기골…슈틸리케호 중원 새 엔진 ‘스타탄생’

‘캡틴’ 기성용과 공격 2선서 중원 장악
날카로운 볼 배급·중거리 슈팅 발군
이정협·이재성 이은 ‘K리거의 재발견’


축구국가대표팀에 또 다른 ‘슈스케(슈틸리케 스타 K리거)’가 탄생한 분위기다. 라오스전(3일·홈)∼레바논전(8일·원정)으로 이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2·3차전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보석은 권창훈(21·수원)이었다. 라오스전에서 왼발로 2골을 몰아쳐 대표팀의 8-0 완승에 힘을 보탠 그는 베이루트 인근 시돈에서 열린 레바논 원정경기에선 후반 15분 페널티아크 지역에서 상대 수비를 등진 채 절묘한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네트를 갈라 3-0 승리에 기여했다. A매치 5경기 3골. 이제 권창훈의 시대가 활짝 열린 느낌이다.


● 만능 플레이어의 등장!

이번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선택에 시선이 쏠렸다. 전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상대가 선택할 타이트한 밀집수비를 어떻게 뚫을지가 핵심이었다. ‘막내 태극전사’ 권창훈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공격 2선에 배치돼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여러 차례 공격 찬스를 엮은 그는 다양한 위치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으로 바짝 라인을 내린 상대 수비를 쉼 없이 허물었다. 특히 레바논전 전반 43분과 44분 연이어 나온 묵직한 중거리 포는 단연 압권이었다.

그렇다고 슛을 남발한 것은 아니다. 그의 킥은 때로 불발탄도 있었지만, 대부분 정조준이 이뤄졌다. 당연히 코너킥과 프리킥 등 일정 각도에서 이뤄진 세트피스도 탁월한 킥 감각을 자랑하는 권창훈의 몫이었다. 그동안 대표팀에는 오른발잡이에 비해 왼발잡이 키커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한계가 뚜렷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권창훈의 왼발 킥은 엄청난 무기가 됐다. 대표팀의 공격 옵션이 한층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다.


● 성장 또 성장!

“간절한 마음으로 원정을 떠난다”던 권창훈의 조용한 소감은 레바논전 이후 “형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고 격려해줬다. 확실히 국제무대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 A매치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는 말로 바뀌었다. 사실 처음부터 그가 완전한 믿음을 준 것은 아니다. 부족한 경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이번 2연전에 앞서 권창훈은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2015동아시안컵 3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그러나 자신감이 있었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명문’ 수원에서 폭풍 성장세를 보여온 영건답게 내로라하는 선배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권창훈은 K리그 클래식에서 2013년 1도움, 지난해 1골·2도움에 이어 올 시즌에는 7골을 기록 중이다. 소속팀을 넘어 대표팀에서도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한 권창훈에게 슈틸리케 감독은 “기대이상이다. 정말 많이 성장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10월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등장한 이정협(24·상주), 이재성(23·전북)에 이은 또 하나의 ‘명품 K리거’ 덕분에 한국축구는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 권창훈은?

▲생년월일=
1994년 6월 30일

▲키·몸무게=174cm·69kg

▲프로 경력=2013년 수원삼성 입단

▲프로 통산 성적=54경기 8골 3도움(2015년 26경기 7골)

▲국가대표 성적=5경기 3골

▲올림픽대표 성적=2경기 1골

▲U-20 대표 성적=18경기 6골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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