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업스케일…서울은 지금 ‘호텔 전쟁중’

입력 2015-09-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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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표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한국에 첫 진출해 수도권 특급호텔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위쪽)과 실속파 고객을 겨냥한 업스케일 호텔을 지향하며 강남에 최근 문을 연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 호텔의 로비. 사진제공|포시즌스·앰배서더 호텔 그룹

럭셔리호텔 포시즌스, 내달1일 오픈
“메이저리그 특급용병이 온 셈” 비상
가성비 높인 업스케일 호텔도 경쟁
롯데·신라서부터 日호텔까지 가세

올해 여행·레저 산업은 정부의 각별한 관심 속에 복합리조트 추진이나 면세점 선정 같은 이목을 끄는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이쪽에서 소리 없이 뜨겁게 경쟁이 펼쳐지는 쪽은 호텔들이다. 그동안 국내 특급호텔을 대표하던 터줏대감들을 긴장시키는 럭셔리 브랜드가 서울 한복판에 문을 여는가 하면, ‘업스케일 호텔’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장안의 특급호텔 긴장시키는 포시즌스 호텔

현재 호텔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10월1일 서울 광화문에 오픈하는 포시즌스 호텔이다. 포시즌스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던 만다린오리엔탈, 페닌슐라, 세인트레지스, 소피텔 등과 같은 럭셔리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진출이 설왕설래하다가 마침내 서울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포시즌스 서울은 43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317개의 객실에 자체 개발한 포시즌스 베드를 비치하고, 7개의 레스토랑과 바를 운영한다. 3개 층 규모의 피트니스와 스파에는 국내 호텔 처음으로 네일 바를 오픈할 예정이다.

포시즌스가 진출하면서 인근 소공동, 시청, 남산 지역의 특급호텔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마치 우리 프로야구에 메이저리그서 홈런 30개 이상 치던 특급용병이 온 것과 마찬가지”라며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업체여서 숙박가격 정책부터 업장 운영까지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포시즌스가 국내시장에 연착륙할 경우 그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않던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이 진출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향후 행보가 계속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거품 빼고 안락함 키우고…업스케일 호텔 경쟁

업스케일(up scale) 호텔은 객실의 안락함과 편의성은 기존 비지니스 호텔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대신 부대 서비스를 확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인 이른바 ‘가성비’를 강조한 호텔이다. 호텔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룸서비스나 도어서비스가 없고 레스토랑도 ‘올데이 다이닝’ 하나 정도만 운영한다. 결혼식 등의 행사를 치르는 연회공간도 생략했고, 비지니스 고객을 위한 회의시설 정도만 갖추고 있다.

비지니스 고객 또는 숙박 위주의 실속파 여행객을 겨냥한 업스케일 호텔을 롯데, 신라, 앰배서더, 신세계조선 등은 2∼3년 전부터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신라스테이’ 브랜드로 2013년 경기도 동탄에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 서대문, 마포, 역삼과 울산 제주 등 6개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서울 수송동에 7번째 호텔을 오픈한다.

롯데호텔은 업스케일 호텔 ‘롯데시티’를 서울 마포, 김포, 구로와 대전 울산, 제주 등에 6개를 오픈했다. 내년에 새로 명동시티점을 개관하고, 별도로 부티크 호텔 브랜드 ‘L2‘를 충무로 지역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밖에 아코르 계열의 비지니스 호텔 브랜드 이비스를 운영하는 앰배서더 호텔 그룹은 업스케일 호텔 수요를 겨냥해 ‘이비스 스타일 강남’을 얼마전 오픈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스타우드 체인의 업스케일 호텔 브랜드 포포인트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을 지난 상반기에 오픈했다.

이런 움직임은 국내호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의 비지니스 호텔 브랜드 도미인은 서울 가로수길에 지난해 ‘도미인 프리미엄 가로수길’을 오픈한데 이어 내년에는 신논현에 2호점을 여는 등 한국 업스케일 호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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