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그는 2010년 영화 ‘만추’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방문했다. 탕웨이는 이 작품을 인연으로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과 지난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2012년에는 해외 배우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 사회를 맡았다. 올해에는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 그리고 ‘몬스터 헌트’ 등 총 3개 작품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다.
Q. 올해도 왔다. 타 영화제와 비교했을 때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떤 영화제인가.
A. 부산국제영화제에 많이 익숙해졌다. 이제는 이 영화제에 왔을 때 내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이동 경로나 거리 그리고 해운대 바다와 햇빛 등이 예상된다. 어디를 가든 누가 이야기 해주지 않아도 다 알 정도로 익숙하다.
불가사의하게도 다른 나라에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느낀다. 꼭 집에 온 것 같다. 나는 포장마차도 한 곳만 가는데 인연이 닿아서 그곳에서 만난다면 인사하겠다(웃음).
Q. 탕웨이에게 부산은 어떤 곳인가.
A. 이곳에 있을 때든 없을 때든 친구들이 ‘부산에 간다’고 하면 마치 내 일처럼 부산에 가서 해야할 것을 소개해준다. 나뿐 아니라 부산에 와서 즐긴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부산을 추천할 것이다. 그만큼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다.
Q.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만추’에 이은 차기작이 아니라 최근 OST로 호흡을 맞췄다.
A. 김태용 감독은 원래 그 곡을 엔딩에 삽입곡으로 쓰기 위해 결정했다더라. 그가 시어머니와 있을 때 들려줬는데 ‘영화에 쓰겠다’고 하니까 시어머니가 ‘몰랐느냐. 이 곡은 어릴 때 내가 너에게 많이 들려준 노래다’라고 말했다. 그에게도 익숙한 곡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중국어 노래가 원곡이었다. 김 감독이 ‘그래서 내가 중국인 아내를 얻었구나’라고 생각했다더라. 더 재밌는 건 중국 노래를 우리는 한국어로 했다는 것이다.
Q. 한국어로 부르기 어렵지 않았나.
A. 전혀 힘들지 않았다. 전체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 외국어로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김태용 감독에게 감사하다. 그가 ‘한국 관객들이 들을 때 발음 때문에 방해가 되면 안 된다’고 발음 부분에 대해 강하게 요구했다. 그래서 녹음을 여러 차례 했다.
OST를 작업하기 전에 먼저 영화를 봤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모든 작품을 봐왔지만 이 작품 안에서는 또 새로운 것이 보이더라.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Q. 김태용 감독이 한국어도 가르쳐줬느냐.
A. OST 작업을 하면서 한국어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 가사를 배우고 노래를 연습하면서 한국어 공부를 정식으로 했다. 하루하루 수업 받을 때마다 선생님이 ‘발음이 늘었다’고 칭찬해줬다.
김태용 감독에게 선생님의 칭찬을 이야기했더니 그도 ‘한국어가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 그와 ‘만추’로 같이 작업해 봐서 아는데 김태용 감독은 작업을 시키는 이유도 있고 반응해 주는 이유도 있다. 더 공부하게 하려고 시키는 스타일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발음과 한국어뿐 아니라 가사와 연결된 한국의 문화를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
Q. 실제로도 김태용 감독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인가.
A. 의존도가 당연히 높다. 김태용 감독 장점은 뭔가를 잘 하게끔 ‘끌어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다른 배우들도 그와 작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김태용 감독의 일에 대한 예민함은 배우뿐 아니라 모든 영화 스태프가 알고 있다. 김태용 감독은 현장을 이끌어나가는 스타일이다.
Q. 김태용 감독과 배우로 작품에서 만나는 것은 언제 다시 볼 수 있나.
A.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웃음). 언젠가 그럴 날이 오겠지.
Q. 한국 팬들에게 ‘국민 며느리’ ‘탕새댁’ 등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 세 작품이나 상영되는데 소감 한 마디 해달라.
A. 부산국제영화제 직전에 추석이지 않았느냐. 추석에는 시댁에 오는 것이니까 나는 ‘영화’라는 선물을 가지고 시댁에 왔다.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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