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첫 재판이 17년 만에 한국 법정에서 열렸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패터슨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법원 청사에서 가장 넓은 대법정에서 진행됐다.
이날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의 부모, 패터슨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36)의 아버지도 법정에 참석했다.
피해자 조중필 씨의 부모 “가슴이 메여서 차마 말이 안 나온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으며 패터슨이 어떻게 조씨를 살해했는지 말하자 조씨의 아버지는 눈을 꾹 감고 고개를 숙인 뒤,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는 등 괴로워 보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재판을 참관한 조씨의 아버지는 “당시 범행 현장에 같이 있었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 둘 다 공범”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가해자로부터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했다”면서 “칼을 갖고 있으면 나도 죽이고 싶다”며 분노에 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씨의 어머니 또한 수의를 입고 있던 패터슨의 모습을 언급하며 “두들겨 팼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조중필 씨의 부모는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계속 들을텐데 괜찮겠느냐는 질문에 “이 사건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지난 18년 동안 매일 술을 먹고 다녔다”며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패터슨의 변호인 오병주 변호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패터슨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재판부는 패터슨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내겠다고 한 뒤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이달 22일 오후 2시로 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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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채널A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