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묵직한 메시지 “국민이 곧 국가”

입력 2015-10-23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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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시청자에게 의미 있는 물음을 던진다.

‘육룡이 나르샤’의 촘촘하게 쌓아온 스토리에는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배우들은 몸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는다. 이를 입증하듯 ‘육룡이 나르샤’는 6회 만에 시청률 15%를 돌파하며 월화극 승기를 잡았다.

또 ‘육룡이 나르샤’의 여러 관전 포인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매회 등장하는 백성의 이야기이다.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조선 건국’에 앞장 서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인 만큼 당시 핍박 받던 백성들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것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처참한 상황에 놓인 백성과, 기름진 권력에 취한 권문세족을 교차로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물음을 던진다.

지난 5회에서는 극에 달한 권문세족의 만행과 이로 인해 핍박 받는 백성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권문세족 백윤(김하균 분)이 죽자, 홍인방(전노민 분)은 백윤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귀족들에게 감언이설을 풀어 놓았다.

홍인방은 왜구의 침략을 핑계 삼아 백성들에게 9할의 세금을 걷자고 제안했다. 몇몇 귀족들이 백성들은 어떻게 살라고 그런 제안을 하느냐 되묻자 홍인방은 “이 땅에 수많은 왕들과 나라들이 명멸했지만 수만 년 동안 백성들은 멸한 적이 없다. 백성은 9할의 세금을 내고도 또 살아갈 것이다. 그냥 조세를 늘리면 된다”고 답했다. 한 때 사대부였던 홍인방의 뻔뻔한 처사는 TV 앞 시청자들까지 분노하게 만들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4회에서도 홍인방은 백성의 땅으로 장사를 했다. 왜구가 침략했음에도 귀족들이 사병을 내놓지 않자 홍인방은 “백성의 땅으로 장사를 해라. 왜적으로부터 구해주고서 땅을 받는 것이다. 그 땅을 재추에게 나눠주면 된다. 왜적으로부터 구하는 거니 명분도 확실하다"라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횡포 중의 횡포라고 할 수 있다.

‘육룡이 나르샤’를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국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시작한 작품이다”고 밝혔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핍박과 수탈에 시달리며 목숨을 이어갔던 백성들의 모습은, ‘육룡’으로 불리는 여섯 인물이 몸을 일으키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몸을 던지게 된다. 이를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 것이다.

시청자에게 잔혹하지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육룡이 나르샤’. 여섯 용이 꿈꾸는 세상이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시청자에게 어떤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인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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