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백지원-남기애(오른쪽). 사진|SBS·KBS 화면 캡쳐
이름도, 얼굴도 낯설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된다. 노련한 연기를 바탕으로 주말 안방극장을 휘어잡고 있는 백지원(42)과 남기애(54) 이야기다.
이들은 각각 SBS ‘애인 있어요’와 KBS 2TV ‘부탁해요 엄마’에서 주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누리꾼도 새로운 ‘신 스틸러’ 등장에 관심을 드러낸다. 안방극장에 첫 발을 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매력과 존재감은 상당하다.
‘애인 있어요’에서 지진희의 이복누나 최진리 역으로 출연 중인 백지원은 악역과 코믹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 회사 경영권을 가지려고 온갖 권모술수를 쓰고, 가족들에게도 독설을 내뱉으며 미운새끼오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재벌가의 못 생긴 딸’ ‘사악한 시누이’ ‘성형을 해도 견적이 안 나오는’ 캐릭터답게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팩을 붙여도 귀여울 정도다. 또 상대의 정곡을 찌르는 듯한 독설은 오히려 묘한 쾌감까지 일으키고 있다.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결과는 연극 무대에서 오래 활동한 경력 덕분이다. 1996년 연극 ‘떠벌이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20년차인 그는 꾸준히 연극에서 활동하다 2012년 안판석 PD의 눈에 들어 ‘아내의 자격’, SBS ‘풍문으로 들었소’ 등으로 얼굴을 조금씩 알리고 있다.
‘부탁해요 엄마’에 출연 중인 남기애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극을 이끌고 있다. 극중 고두심의 오랜 친구이면서 김갑수의 과거 애인인 홍유자 역으로 등장해 갈등을 부추기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고두심과 김미숙 등 기성의 TV연기자들에게 밀리지 않고 그만의 엄마 캐릭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확한 발음으로 전달되는 대사가 귀에 착착 감긴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슬픈 인연’ 등 연극에만 출연해온 그의 매력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