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대중과 가깝게 소통하기 시작한 건 나영석PD의 ‘1박2일 시즌1’부터였다. 당시 멤버 이승기는 자신의 별명 ‘허당’을 활용해 엄태웅을 ‘무당’이라고 칭했다. 예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의미다.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 적 없던 엄태웅은 온몸으로 기 센 예능인들과 섞여야 했다. 다행히 시청자는 신선한 얼굴과 본 적 없는 예능감을 지닌 엄태웅에게 매력을 느꼈고 그는 ‘1박2일 시즌2’까지 원년멤버로서 합류할 수 있었다. ‘슈퍼맨’을 통해선 엄지온이라는 예쁜 딸을 소개하며 따뜻한 감성을 지닌 아빠로 잔잔하게 다가왔다.
물론 좋은 평가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하차의 아이콘이라는 오명을 입었다. ‘1박2일 시즌2’는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 편 명성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마무리됐다. ‘슈퍼맨’에서도 ‘재미없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관찰하는 게 육아 예능이라지만 결국 역동적이고 재미를 주는 캐릭터가 눈에 띄고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엄태웅 부녀는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긴 셈이다. 뿐만 아니라 ‘슈퍼맨’을 통해 아내 윤혜진의 연예계 진출만 도왔다는 혹평도 있다.
그는 “본업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며 ‘슈퍼맨’ 하차 소감을 밝혔다. 엄태웅의 4년 예능사가 여기서 마무리될지 아니면 더 성장한 예능감으로 다시 대중과 만날지, 어느 쪽이든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볼만하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