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시티 기성용-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오른쪽). 스포츠동아DB
측면 지동원·이재성 과감한 돌파 공격 활기
곽태휘·김영권 철벽수비 예선5경기 무실점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가 23번째 A매치에서도 승리를 맛봤다. 한국(48위)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161위)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잡겠다”던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대표팀은 2차 예선에서 5전승을 달리는 한편 미얀마와의 역대전적에선 15승7무5패로 한발 더 달아났다.
Q=공격 2선 콤비에 변화가 있었다.
A=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모두 전진하면서 전방에 무게가 실렸다. 9월 안방 라오스전(8-0 승)처럼 대표팀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으로 줄인 4-1-4-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정우영(빗셀 고베)이 1차 저지선을 맡았다. A대표팀에서 기성용-구자철이 2선 공격을 이룬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춘 적은 자주 있었으나, 공격 역할을 동시에 부여받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킥과 패스, 공간 창출이 뛰어난 두 콤비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선택은 옳았다. 이재성(전북현대)의 선제골은 기성용의 볼 배급에서 시작됐고, 구자철은 2번째 골을 성공시켜 흐름을 주도했다. 기성용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에이스의 면모를 십분 발휘했다.
Q=측면 공격이 날카로웠는데.
A=좌우 윙 포워드로 출격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은 과감한 돌파로 미얀마를 흔들었다. 측면뿐 아니라 과감한 중앙 침투로 상대를 괴롭혔다. 대표팀은 원톱 카드인 지동원을 11월 엔트리에선 미드필더(MF)로 분류했고, 황의조(성남FC)와 석현준(비토리아FC)을 포워드(FW)로 구분했다. 빠른 첫 골로 일찍 주도권을 잡은 대표팀은 후반 중반 부상에서 회복한 손흥민(토트넘)을 투입해 경기 체력을 점검했다. 손흥민은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남태희(레퀴야)의 후반 연속골을 어시스트했다.
Q=수비 밸런스는 어땠나.
A=한국은 앞선 18차례 A매치에서 14승(3무1패)을 쌓고, 그 중 15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수비 조직’이다. 골을 내주지 않으면 최소 무승부 이상 거둔다는 점에서 ‘다득점’보다 ‘무실점’에 비중을 둔다. 미얀마전에서도 딱히 큰 위기는 없었다. 베테랑 곽태휘(알 힐랄)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중앙수비진은 탄탄했고, 좌우 풀백 김진수(호펜하임)와 장현수도 위험 공간을 거의 내주지 않았다. 다만 적극적 오버래핑에 비해 부정확한 크로스는 아쉬웠다.
Q=마지막 여정인 라오스 원정 일정이 짧은데.
A=대표팀은 라오스 원정(17일)을 마치면 내년 3월까지 스케줄이 없다. 그런데 대표팀은 평소와 다른 선택을 했다. A매치 2연전을 하면 대개 첫 경기 직후인 다음날 이른 시간에 이동하지만, 이번에는 이틀을 더 국내에 머문다. 15일 출국해 18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라오스의 인프라가 좋지 않은 탓이다. 잔디훈련장이 적고 그나마 손질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미얀마전을 준비할 때도 잔디 관리가 부실한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한 대표팀은 경기 후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이동해 원정 체제에 돌입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