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FC 박태하 감독-이임생 코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이 코치, 中 텃세 아픔 딛고 새 출발
2015년 중국프로축구 갑(甲·2부)리그는 뜨거웠다. 시즌 개막 이전만 해도 가장 유력했던 을(乙·3부)리그 강등 후보, 그것도 소수민족(조선족)이 주축이 된 변방의 작은 클럽이 일군 놀라운 성과에 중국 대륙이 들썩였다. 박태하(47) 감독이 이끄는 옌볜FC는 정규리그 17승10무3패(승점 61)로 정상에 우뚝 섰다. 16년 만에 슈퍼리그(1부)로 승격했다.
옌볜은 내년 시즌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작지만 큰 변화를 택했다. 코칭스태프가 바뀐다. 사실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 한 시즌 동안 박 감독을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오명관(41) 코치가 원주공고 축구부 감독의 길을 걷게 되면서 새로운 코치가 필요해졌다. 시즌 말미, 오 코치가 결정을 했지만 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이런 사실을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야 선수단에 알렸다.
내년 시즌 슈퍼리그 옌볜에서 박 감독과 동행할 이는 이임생(44) 코치다. 부천SK(제주 유나이티드)와 부산 아이파크에 몸담으며 1998프랑스월드컵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 코치는 이후 수원삼성 코치로 지도자를 시작해 싱가포르 무대에서 홈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출중한 성과를 냈다.
그런데 이 코치도 비록 짧았지만 중국 무대 경험이 있다. 사실 썩 좋은 기억은 아니다. 올해 4월 선전 루비FC 지휘봉을 잡고 도약을 꿈꿨으나, 중국 특유의 텃세에 시달리다 떠밀리듯 팀을 떠나야 했다. 박 감독에게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옌볜과는 전혀 달랐다는 후문. 이 코치는 일본∼스페인∼한국 등으로 이어질 새 시즌 동계훈련부터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어렵고 부담스러운 시간을 함께 해준 오 코치도, 역시 어려운 선택을 한 이 코치도 모두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