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 씨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윤정이 응급실에 간 내용을 언급하며 사과와 참회의 뜻을 전했다. 지난 메일에서 딸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낸 것과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저는 지금 몸과 마음이 동시에 아픕니다. 객지에서 몸이 아프고, 딸이 아팠다고 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다 내 잘못이고 못난 어미에게 내리는 천벌”이라며 “아픈 딸에게 ‘낙지죽, 호박죽’을 끓여주고 싶은데 이것 또한 욕심”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육 씨는 스스로를 “딸 등골 빼먹은 천하의 나쁜 엄마”라고 표현하며 편지를 공개했다. 이하 육 씨가 보내온 편지의 전문이다.
한편, 장윤정 측은 동아닷컴에 최근 그가 응급실에 가게 된 경위를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장윤정이 감기 기운에 시달리다가 촬영 후 응급실로 향해 링거를 맞았다. 몇 시간 후 곧바로 털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도 장윤정은 아무 이상없이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 중 ”이라고 덧붙여 장윤정의 건강을 염려하는 팬들을 안심시켰다.
[편지 전문]
윤정아!
사랑하는 나의 딸 윤정아!
오늘 윤정이가 아하 응급실에 갔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공교롭게도 엄마도 어제부터 시름시름 앓고 있다. 너무 아퍼 아직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 왜 아픈지 몰랐는데 ‘딸이 아파서’였구나! 거의 같은 때 모녀가 아프다는 것은 역시 엄마와 딸은 하늘에서 지어준 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륜이 뭔지.
윤정아!
건강하던 딸이 아프다고 하니 2004년 10월, 2006년 4월 네가 몹시도 아팠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의사가 쉬라는 데도 네가 고집을 부려 남동생이 들쳐 업고 시흥 병원에서 나서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아픈데도 이틀 만에 다시 행사에 나섰던 딸의 뒷모습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돌이켜 생각하니 사람들이 얘기하듯이 내가 ‘딸 등골 빼먹은 천하의 나쁜 엄마’가 맞다.
왜 그렇게 아픈 딸이 행사에 나가는 것을 막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 세상에 그렇게 비정한 엄마는 나밖에 없을 것이다. 딸이 아무리 고집을 부렸어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어미가 죽어 마땅하다.
딸이 가수생활이 너무 힘들다며 양화대교에서 빠져 죽는다고 펑펑 울 때도 이 애미는 너에게 큰 힘이 못되어 주었다.
다 가난에 너무 찌들어 살아서였다. 엄마가 속물 중의 속물이었다.
다 내 잘못이다.
네가 아플 때 엄마가 끓여주던 낙지죽과 호박죽을 지금이라도 가져다주고 싶다.
아플 때는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없으면 정말 힘든데 그래도 도경완 아나운서가 있으니 다행이다. 캐나다에서 유학을 한 인텔리니 ‘캐 서방’이라고 불러야 하나?
이 애미는 지금 객지에서 벌을 받고 있다.
다 내 업보고 다 내 잘못이다.
사랑하는 윤정아 이번에는 푹 쉬기 바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오로지 네가 좋아하는 ‘낙지죽·호박죽’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더 슬픈 것은 그것조차 ‘딸 등골 빼먹은 천하의 나쁜 엄마’에게는 욕심이란 사실이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네가 나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윤정아!
단 한 번만이라도 너를 보고 싶다.
‘딸 등골 빼먹은 천하의 나쁜 엄마가’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