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매치] 100억 대작 맞불…흥행 쌍끌이? 상영관 전쟁?

입력 2015-11-20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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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주연 영화 ‘대호’-황정민 주연 영화 ‘히말라야’(아래).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JK필름

■ 영화 ‘대호’ ‘히말라야’ 동시 개봉


겨울방학 앞둔 12월16일 개봉 시너지 기대
스크린 확보 경쟁에 소규모 영화 피해 우려


나란히 흥행할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출혈로 이어질까.

제작비 100억원 규모의 한국영화 두 편이 12월16일 나란히 개봉한다. 올해 초 개봉 일정을 확정한 최민식 주연의 ‘대호’(감독 박훈정·제작 사나이픽쳐스)에 이어 황정민의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제작 JK필름)가 뒤늦게 합류해 빅매치를 예고했다. 12월 두 편의 한국영화 대작이 같은 날 개봉하기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치열한 흥행 경쟁이 불기파한 상황. 과다경쟁 우려도 제기된다.

영화 ‘대호’ 포스터-영화 ‘히말라야’ 포스터(오른쪽). 사진제공|사나이픽쳐스·CJ엔터테인먼트



● ‘긍정론’…흥행 최적기 겨냥

‘대호’와 ‘히말라야’의 동시 개봉은 흥행에 가장 유리한 ‘최적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12월16일은 겨울방학이 본격 시작하는 시점이자,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 흥행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시기”라며 “‘대호’가 올해 초 개봉 날짜를 확정한 것도 좋은 시기를 선점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보통 흥행 영화는 경쟁작끼리 서로 밀고 당기는 이른바 ‘쌍끌이’ 분위기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대호’와 ‘히말라야’를 향한 기대는 높다. 특히 1000만 영화가 연달아 탄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장 올해 여름 ‘암살’, ‘베테랑’의 연이은 성공이 대표적이다.

또 ‘대호’와 ‘히말라야’는 소재와 장르, 주인공의 개성까지 겹치는 부분이 없다. 서로 다른 측면에서 관객의 선호를 맞출 수 있다는 의미다.

최민식의 ‘대호’는 일제강점기 지리산에 남은 마지막 호랑이를 잡으려는 일본과 이를 지키려는 사냥꾼의 이야기다. 핵심 주인공은 몸길이 380cm, 몸무게 400kg의 호랑이. 인간과 산의 신령으로 통하는 호랑이의 대결과 교감이 뭉클하게 그려진다.

‘히말라야’는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목숨을 잃은 후배의 시신을 수습하려고 원정대를 꾸린 산악인 엄홍길의 실화다. 황정민을 중심으로 인간미 강한 이야기에 히말라야와 몽블랑 산맥에서 이뤄진 촬영 스케일이 만만치 않다.

‘부정론’…스크린 경쟁 심화

그동안 100억원대 한국영화의 동시 개봉은 사실상 ‘금기’로 통했다. 2011년 여름 ‘고지전’과 ‘퀵’이 같은 날 개봉했던 사례를 제외하고, 대작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 정도 격차는 둬 왔다. 과다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각 배급사들도 예상하기 때문이다.

‘대호’와 ‘히말라야’는 시작부터 치열한 스크린 확보 전쟁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특히 ‘히말라야’를 배급하는 CJ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상황에서 자사 계열인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의 물밑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대호’ 배급사 NEW는 극장 체인이 없는 만큼 결정적인 순간에 절실한 ‘그림자 지원’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화력이 강한 두 영화가 전국의 거의 모든 상영관을 차지할 우려 역시 상당하다. 작은 규모의 영화는 물론이고 당장 12월17일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비슷한 시기 공개하는 유승호의 ‘조선마술사’까지 스크린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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