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김윤혜. 스포츠동아DB
연기자 김윤혜(24)는 자신에게도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남들보다 이른 나이, 12살에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김윤혜는 10대의 대부분을 화장품과 여러 패션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했고 간혹 인기가수들이 발표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연기를 자신의 ‘목적지’로 정한 시기는 스무살 무렵. 영화 ‘점쟁이들’과 ‘소녀’를 연달아 만났다.
“영화 촬영장에 가면 내가 연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느껴진다. 그렇다고 영화나 드라마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쉴 때가 더 많다. 그럴 땐 혹시 다른 일 찾아야 하나, 걱정되지만 이제는 여유를 찾고 있다. 기회가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김윤혜의 주된 일은 ‘오디션’ 도전이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 제작진을 만나 자신을 알리는 작업이다.
조건과 상황이 매번 맞아떨어지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오디션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듣는 일, 이젠 제법 익숙하다.
“조금 더 어릴 땐 ‘나는 왜 안 될까’ 자책을 했다. 수 없이 오디션을 봐도 탈락하는 그 순간에는 속상하니까.(웃음)”
시간이 흐르면서 경험도 쌓였고 참여하는 작품이 서서히 늘면서 이제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고 있다. “괜찮다”, “다시 도전하자”고 주문을 걸기도 한다.
연기자 김윤혜. 스포츠동아DB
김윤혜가 최근 출연한 영화는 이선균과 함께 한 ‘성난 변호사’. 스타 변호사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맡아 벌이는 추리극을 그렸다.
김윤혜는 변호사 역의 이선균이 반드시 찾아야 하는 인물.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역할로 이야기를 채웠다.
‘성난 변호사’ 출연은, 오디션에 도전해 합격해 얻은 기회다.
“영화의 비밀에 엮여있는 인물이라 혼자서 너무 튀면 안됐다. 배우들과,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연출자인 허종호 감독은 그런 김윤혜를 두고 “마치 네팔에서 온 소녀 같은 분위기”라는 평을 내놨다.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김윤혜의 순수한 매력에 대한 설명이다.
“어릴 때부터 화보를 많이 찍으면서 카메라 앞에 서왔지만 그래도 영화의 첫 촬영 때는 늘 긴장한다”는 그는 “‘성난 변호사’를 거치며 자신감을 얻었고 연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 힘으로 최근 또 다른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촬영을 마쳤다. 차태현, 김유정 등이 참여한 영화다.
“자신감이나 책임감이 확실해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는 10대 여고생 역이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밝은 여고생 캐릭터라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고궁 산책 취미…“액션 영화도 꿈꿔요”
모델로 활동한 오랜 경험 덕분에 김윤혜는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도 재능을 자주 드러낸다. 그의 SNS에 올라오는 여러 사진들은 마치 패션 화보를 연상케 할 만큼 감각이 남다르다.
서울 종로구 일대에 흩어져 있는 고궁은 김윤혜가 자주 찾는 산책코스이기도 하다.
“며칠 전 밤에 혼자 덕수궁을 산책했다”며 “입장료가 1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심지어 창덕궁은 24세 이하는 무료라서 입장료 내지 않고 마음껏 다닌다”며 웃었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많은 김윤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를 꿈꾸고 있다. 일본영화 ‘하나와 앨리스’의 오랜 팬이기도 하다.
“또래 친구들은 한창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을 앞으로 계속 해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도 있다. 나도 비슷하지만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돼 왔다. 그 힘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