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오스기 렌은 극 중 조선 총독에 버금가는 최고 권력자 ‘마에조노’를 연기했다.
‘300개 얼굴을 가진 남자’라는 별칭을 가진 그는 같은 인물이라고 믿을 수 없는 변신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일본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다. 국내에는 ‘춤추는 대수사선’ ‘하나비’ ‘소나티네’ 등의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오스기 렌은 “‘대호’ 시나리오에서 깊이가 느껴졌고, 최민식 씨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에 곧 바로 출연에 OK했다”며 한국영화 첫 출연 작품으로 ‘대호’를 선택한 계기를 전했다. 또한, “언어의 벽을 느끼기도 했지만, 첫 촬영 당시 마치 가족처럼 따뜻하게 본인을 맞아주는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감동을 받았다”며 제작진의 뜨거운 환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긴 촬영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생활했던 그는 일본에서도 “빨리 한국에 들어가서 ‘마에조노’를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고 밝히며,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실감나게 했다. 박훈정 감독은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에서 많이 보았고, 캐스팅 1순위였다. 출연을 결정했다고 들었을 때 굉장히 좋았다”며 섭외 1순위었던 오스기 렌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대호’ 제작진들은 오스기 렌의 촬영 마지막 날 그를 위해 준비된 특별 화환과 여행 가방 가득 담긴 한국 과자, 마른 안주, 스탭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까지 담긴 특별 선물을 준비해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오스기 렌은 현장에서 받은 선물을 들고 “눈물이 날 것 같다. 이것은 평생 간직해야 될 선물이다. ‘가지마세요, 오스기 상. 기억할게요’라고 쓰여있네요. 저야말로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저의 보물입니다”라며 눈물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화기애애 했던 촬영 현장에서 국적을 넘어 진심을 다해 만들어낸 ‘대호’는 배우들의 강력한 앙상블과 깊은 드라마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신세계’의 박훈정 각본 및 연출 영화 ‘대호’는 12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