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양훈-양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이 형제를 모두 품었다. 27일 서울 서초구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201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 소속 언더핸드 양현을 지명했다. 시즌 초반 이성열과 허도환을 내주고 양훈(29)을 영입한 데 이어 여섯 살 어린 그의 동생을 영입하면서 형제가 넥센에서 뛰게 됐다. 조동화(SK)와 조동찬(삼성), 나성용(삼성·2차 드래프트)과 나성범(NC) 등 형제선수는 제법 많았지만 한 팀에서 형제가 뛰는 것은 드문 일이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구천서와 구재서(전 OB), 양승관과 양후승(전 청보), 최정과 최항(SK) 등이 있었다.
넥센은 팀과의 ‘시너지 효과’를 믿고 있다. 양훈은 허리 부상과 컨디션 저하를 딛고 시즌 후반 완벽하게 부활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선발등판해 1승1패, 방어율 1.04를 기록했다. 17.1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하며 뛰어난 제구력과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준플레이오프 1·4차전에서 선발등판해 승패 없이 방어율 3.09(11.2이닝 4자책점)로 선발 한축을 책임졌다. 내년 외국인 원투펀치에 이어 3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양훈은 넥센의 체계적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전성기 못지않은 구위를 되찾으면서 팀과의 좋은 궁합을 보여줬다. 다음달 상무 입단 예정인 양현이 2년 뒤 넥센에서 같은 길을 걸어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양현은 제구력과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양훈과 함께 2년 뒤 좋은 시너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현은 이날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두산을 떠나게 돼서 아쉽지만 상무에서 부족했던 힘을 길러 2년 뒤 넥센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넥센전 활약도 눈에 뛴다. 올해 13경기에 나와 승패 없이 방어율 5.23(10.1이닝 6자책점), 7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넥센전에선 2경기 출전해 2.1이닝 동안 실점 없이 3탈삼진을 기록했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넥센 관계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2년 뒤 팀 내 또 다른 언더핸드 김대우와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