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삼성 박석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지난 주말 팬들에게 가장 충격을 준 소식 2가지를 꼽으라면 이진영(35)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kt로 이적한 사실과 삼성의 간판스타였던 박석민(30)의 FA(프리에이전트) 우선협상 결렬일 것이다. 둘 다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시나리오이기에 ‘쇼크’가 컸다.
우선 27일은 온통 이진영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되자 팬들은 물론 야구계에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진영은 올 시즌 부상 여파로 타율이 0.256(301타수 77안타)으로 떨어졌지만, 통산 타율은 3할대(0.303)다. 그러나 LG는 팀의 리빌딩을 위해 과감하게 이진영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LG 관계자는 29일 “잠실처럼 외야가 넓은 구장을 사용하려면 빠른 외야수가 필요하다. 이진영은 여전히 좋은 선수지만 이제 예전처럼 수비폭이 그리 넓지 않다. 우리 팀에는 젊고 빠른 외야수들이 많은데, 두산 정수빈이나 민병헌처럼 이들이 성장해야 LG의 미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진영도 유망주들과 번갈아 기용되다보면 내년엔 예비 FA인데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이진영이 수원구장을 사용하는 kt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마음이 아프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박석민을 우선협상에서 잡지 못한 것도 충격으로 다가온다. 삼성은 최근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는 대신 내부 FA 중에서 확실한 전력은 놓치지 않았다. 박석민은 삼성의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다. 그러나 우선협상 마감일인 28일 오후 7시께 일찌감치 협상 테이블을 접는다고 발표했다.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가 컸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천하의 삼성이 간판스타의 이탈을 지켜봤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이진영과 박석민은 올 시즌 팀 내 선수들이 뽑은 ‘캡틴’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프로야구 시장 규모가 커지고 몸값이 폭등하면서 구단과 선수들도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이들의 이탈은 아무리 주장이라도 ‘프로야구는 비즈니스’라는 대명제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