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한화 김태균(오른쪽).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일본 진출 제외하고 데뷔 후부터 원팀맨 결실
이제 레전드를 넘어 팀의 ‘영혼’으로 자리매김할 듯하다.
프리에이전트(FA) 이승엽(39)과 김태균(33)이 원 소속구단 삼성과 한화에 각각 잔류했다. 삼성은 FA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28일 이승엽과 2년 3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도 마감시한을 코앞에 두고 김태균과 4년 84억원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승엽과 김태균은 나란히 처음 프로에 발을 내딛은 고향팀에서 은퇴까지 함께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인 둘은 양 팀의 1차지명으로 입단해 팀의 얼굴로 자리잡은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이승엽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에 입단한 뒤 국가대표팀과 삼성에서 홈런의 새 역사를 썼다. 일본에서 뛴 기간(2004∼2011년)을 제외하면 늘 삼성 유니폼만 입었다. 2003년 그가 세운 역대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56개)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이승엽은 이번 FA 협상에서 “삼성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삼성도 이승엽의 등번호 ‘36’을 반영한 금액을 계약서에 써넣으면서 확실하게 예우했다.
천안북일고 출신의 김태균도 2001년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에 올랐고, 이승엽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진출했던 2년(2010∼2011년) 외에는 계속 한화 유니폼만 입었다. 줄곧 중심타선에서 자리를 지키며 한화 타선의 지렛대이자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삼성은 앞으로 이승엽이 은퇴하면 36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기기로 이미 결정해놓았다. 김태균 역시 이대로라면 자신의 등번호 ‘52’를 한화의 4번째 영구결번 리스트에 올려놓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이들 외에도 각 구단이 그간의 팀 공헌도를 높게 인정한 잔류 FA들이 적지 않다. 롯데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에게 4년 40억원을 안기며 확실하게 붙잡았다. 넥센 역시 주장 이택근과 4년 35억원에 계약했다. 또 KIA는 이범호와 4년 36억원, SK는 박정권과 4년 30억원, LG는 이동현과 3년 30억원에 각각 사인했다. 포수 조인성은 원 소속구단 한화와 2년 10억원에 계약하면서 사상 최초로 3번째 FA 계약에 성공하는 기쁨을 맛봤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