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주말병정들 무릎 조심하세요

입력 2015-12-07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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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아저씨·아줌마와 주말 운동광 아저씨들, 무릎 조심하세요!”

40,50대 중장년층 무릎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무릎 퇴행성 관절염환자의 연령층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비만인구가 늘고 주말에만 운동을 몰아서 하는 ‘살찐 주말병정(weekend warrior)’이 많아지면서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슬관절학회가 최근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대표 수술법인 무릎절골술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45세 이상 54세 미만의 환자가 5년간 약 3배 증가했다. 또 55세 이상 64세 미만 환자 수도 5배가량 증가했다.


● 중년층 무릎수술 5년 새 3배 증가…주요 원인은 비만과 무리한 운동

대한슬관절학회는 이처럼 중장년층 무릎 관절 환자가 급증한 주요 원인을 중장년층의 비만인구가 늘고 자신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건강검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고도비만율은 2002~2003년 2.7%에서 2012~2013년 4.2%로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무릎절골 환자도 크게 늘었다. 무릎은 온몸의 하중을 받는 부위로 비만이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줘 통증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무릎 통증을 부를 수 있다. 등산을 하거나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무릎에는 체중의 5배 이상의 무게가 실리게 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력이 없을 경우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특히 주말에 몰아서 운동을 하는 ‘살찐 주말병정’의 경우 무릎 관절에 치명적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운동 이전에 충분한 준비운동과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강승백 교수는 “무릎 관절 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정상으로의 회복이 어려우므로 예방이 필요하다. 평소에 체중관리, 적절한 근력운동과 가벼운 걷기 등의 운동을 통해 건강한 무릎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인 퇴행성 관절염 증가 이유는 ‘오다리’, ‘고령화’, ‘높은 비만율’

무릎 관절염 관련 수술은 어떤 방법으로 할까. 환자의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 상태에 따라 무릎절골술, 무릎 인공관절반치환술, 무릎 인공관절전치환술의 순으로 치료를 받게 된다. 무릎절골술은 질병의 진행상태가 덜 진행된 비교적 젊은 환자에게 적합하다. 인공관절반치환술은 무릎 관절이 일부만 손상되었을 때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중중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무릎 관절이 손상되어 제 기능을 상실했을 때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인공관절전치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한국인의 무릎 관절염 수술은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국내 무릎 관절염 관련 수술빈도를 선진국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무릎절골술은 210%, 무릎 인공관절반치환술은 138% 증가했다. 이에 반해 무릎 인공관절전치환술은 18%만 증가했고 연간 성장률은 감소세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호주, 캐나다, 핀란드, 스웨덴 등 주요 OECD 가입국의 무릎절골술 및 무릎 인공관절반치환술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무릎 인공관절전치환술은 증가 추세인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대한슬관절학회 장종범 총무이사는 “다른 선진국과 달리 국내 무릎절골술과 무릎 인공관절 반치환술의 증가 추세는 한국인들이 내반변형(오다리)이 많고, 국내 베이비붐 세대들이 점차 고령화 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비만이 가속화 되는 40대 이후 여성에서 퇴행성 관절염의 빈도가 증가하는 점 또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말 특정시간에 과도하게 몰아서 하는 운동은 무릎의 적

무릎건강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적정한 체중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무리한 유산소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30분 이내의 가벼운 걷기 등의 운동이 좋다. 무릎 통증이 느껴지면 무조건 중지해야 한다. 등산이나 마라톤 등의 운동을 위해서는 적당한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는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금물이다. 또 등산을 할 때는 스틱 등 적절한 장비를 사용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통증이나 부종이 발생하면 조기에 병원을 병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무릎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대한슬관절학회 김명구 회장은 “노인성 질환으로만 알았던 무릎 관절 질환이 현대인의 비만 유병률이 늘어남에 따라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주말 등 특정 시간에만 운동을 과도하게 집중적으로 하는 것은 무릎관절에 치명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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