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나면 항상 많은 말이 나온다. 투표만큼 객관적이지 못한 행위도 없다. 투표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인 후보 선정에서도 말이 나오곤 한다.
다승 2위인 유희관(두산)은 투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8승을 올렸으나, 방어율 3.94로 기준점을 넘지 못했다. 올해 투수 후보 선정기준은 ‘방어율 3.50 이하이면서 15승 이상이거나 30세이브 이상’이었다.
1996년 박경완(쌍방울·126경기)과 2006년 강민호(롯데·126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포수 전 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김태군(NC)은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포수’다. 게다가 올해는 첫 144경기 체제였다. 그러나 타율 0.254로 후보 선정기준(0.300)에 미달해 제외됐다.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은 KBO에서 한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만 투표하는 MVP·신인왕은 언론사 간사들로 구성된 ‘후보 선정위원회’가 따로 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는 KBO에서 임의로 기준을 정한다. ‘개인타이틀 수상자는 무조건 포함한다’는 기준 외에 타율이나 승수, 방어율 등 각종 수치 기준은 매년 바뀐다.
KBO 관계자는 이에 대해 “MVP·신인왕과 달리 골든글러브는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외에 온라인 매체, 방송 관계자도 투표한다. 매년 타고투저, 투고타저 등의 흐름이 있어 선정기준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태군이 후보에서 밀린 포수 포지션은 외야수와 함께 ‘3할 타율’로 가장 기준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포수의 후보 선정기준은 타율 0.260으로 가장 낮았다. ‘상위 선수’를 가리기 위한 장치인 탓에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또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로 수비와 공격 시상이 나눠져 있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베스트10’ 개념이다. 수치화가 힘든 수비력 대신 공격 수치에 선정기준이 치중돼있다.
이처럼 계속 후보 선정에 잡음이 생긴다면, 규정타석 등 최소한의 기준을 넘은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2012년 지명타자 출전(50경기)보다 1루수 출전(80경기)이 더 많았던 이승엽의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수상이 문제가 돼 2013년부터 ‘출전 포지션 중 지명타자 출전 경기수가 최다인 경우’라는 조항을 신설한 전례가 있다. 문제가 있다면 바꾸면 된다.
그러나 KBO 관계자는 “기준을 모두 없애버리면, 정말 포지션별 ‘인기투표’가 될 수도 있다. 관례대로 일정 기준이 필요하다. 방어율만 해도 과거 2점대에서, 지난해 3.20, 올해 3.50까지 올랐다. 해당 시즌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개인타이틀 수상자만 후보에 무조건 포함시키는 방법에서 1∼3위를 포함시키는 등 보완책을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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