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제일기획의 파이 키우기…종착지는 ‘야구단 기업화’

입력 2015-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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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 프로야구단 삼성라이온즈의 주식 12만9000주를 취득하며 지분 비율 67.5%로 최대주주가 됐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각 프로스포츠 구단을 하나의 스포츠단으로 흡수했던 제일기획은 가장 규모가 큰 삼성라이온즈까지 포함시키며 일괄운영체계를 완성했다. 스포츠동아DB

■ 삼성 라이온즈 인수 어떻게 봐야 하나?

각 프로스포츠 구단 일괄 운영체제 완성
마케팅 노하우 접목 구단간 시너지 기대


삼성그룹은 4일 김동환 삼성웰스토리 대표이사를 삼성라이온즈 대표로 임명했다. 5년 동안 4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한 김인 대표는 삼성SDS 고문으로 위촉됐다. 그룹 정기인사 과정에서 대표이사 교체였지만,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대표이사의 직급이다. 김동환(사진) 대표는 부사장이다.

삼성그룹 전체에서 삼성라이온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그동안 야구단 대표이사는 사장급이 맡아왔다. 김응룡 전 대표도 사장이었고, 김인 전 대표는 삼성라이온즈에 취임하기 전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각 프로야구단들 가운데 국내 부문 사장이 구단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KIA가 있지만, 직급상 전무이사 또는 부사장급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구단이 현재도 다수다. 그동안 삼성그룹이 야구단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음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재계에는 김동환 대표이사 취임이 제일기획의 삼성라이온즈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리고 11일 제일기획은 삼성라이온즈 주식 12만9000주를 6억7596만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지분 비율 67.5%로 최대주주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 김동환 신임 대표이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국내 최대 광고마케팅기업인 제일기획의 CEO는 임대기 사장이다. 그러나 스포츠사업 부문은 그룹 오너 일가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그룹 총수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다. 이미 삼성그룹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각 프로스포츠 구단들을 제일기획으로 이관해왔고, 마지막으로 가장 규모가 큰 삼성라이온즈를 포함시켜 일괄운영체계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김재열 사장이 스포츠단을 총괄하고, 김동환 부사장이 라이온즈 대표이사로 최고경영자를 맡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부 외부의 시선과 달리 삼성라이온즈는 독립법인으로 운영된다. 지원금도 제일기획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가 함께하며 내년 개장하는 신축구장 라이온즈파크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자생력을 키워갈 전망이다.

삼성 야구단 김남형 홍보팀장은 “최대주주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변동됐다. 그러나 구단 운영은 기존과 동일하게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된 제일기획은 마케팅 노하우를 스포츠산업화에 접목시키는 한편 보유 구단간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그룹의 사회공헌과 홍보 채널 중 하나인 야구단의 기업화로 풀이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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