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추억팔이 마케팅’ 한창

입력 2015-12-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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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사진제공|CJ E&M

광고·유통업계 복고 상품 잇따라

‘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

‘추억’의 힘이다.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시작된 복고열풍이 이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사회 전반을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에 이어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사진)이 또 다시 1980∼90년대를 재조명하면서 시청자의 ‘감성시계’를 과거로 돌리는 가운데 이에 발맞춰 ‘추억여행’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 및 유통업계가 줄지어 복고 상품을 내놓고 있다.

추억을 불러 모으는 데는 역시 음악의 힘이 가장 크다. ‘하루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순위가 급격히 바뀌는 온라인 음원차트에는 1980∼90년대 히트곡이었던 ‘혜화동’(동물원), ‘소녀’(이문세), ‘걱정말아요 그대’(전인권), ‘청춘’(김창완),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변진섭) 등이 순위에 큰 변화 없이 톱10에 올라 있다. 누리꾼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당시 인기프로그램이나 가수 등을 찾아내며 신선함을 얻고 있다.

‘복고’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하는 분야는 유통업계다. 이달 초 한 백화점이 1980년대 당시 사용한 쇼핑백 디자인과 전단지를 만들어 추억으로 안내했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는 1980년대 먹거리와 패션 상품 등을 별도로 모은 코너를 구성했다. 식품업계에서도 ‘1988 에디션’이라는 타이틀로 한정판을 잇따라 내놓으며 ‘추억팔이’ 마케팅에 한창이다.

패션도 ‘복고’로 물들었다. 최근 ‘청청’(청바지+청재킷)패션을 입고, 바지통이 넓은 부츠 컷의 바지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힘겨운 현실을 잊고 지나간 옛 것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세태와 맞물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기획한 신원호 PD는 앞서 “화려한 것보다 촌스러운 것에 오히려 더 열광하고 호기심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오히려 과거에 더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팍팍한 현실을 잊게 해주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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