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서브 습관까지 분석하는 한국 데이터 탁구

입력 2015-1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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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탁구대표팀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개인단식보다는 단체전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은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각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10. 탁구

경기영상분석 시스템 통해 라이벌 데이터화
서브패턴·3구 전략 등 파악…선수들과 공유
내년 3월 세계선수권 최근 데이터 구축 기회


대한민국탁구대표팀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앞두고 ‘크루(crew)’ 구성을 마쳤다. 올림픽 단체전과 개인단식을 위해 강문수 총감독을 필두로 안재형, 이철승, 박상준, 김인순 코치가 각자의 역할을 맡는다. 주세혁, 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정영식(대우증권)이 남자대표, 서효원(레츠런),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양하은(대한항공)이 여자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현재 우리 선수들은 세계 10∼2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개인단식보다는 단체전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08베이징올림픽 남녀 단체전 동메달, 2012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듯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면 남녀 모두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이란 희망적 목소리가 많다.

주목할 부분은 팀 랭킹이다. 남자는 4위, 여자는 6위인데 대개 세계 톱랭커들로 구성된 중국 단체를 제외한 남녀 모두 경쟁국들(일본·북한·홍콩·싱가포르·독일·네덜란드)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했다. 시드 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자부의 경우, 일본과 싱가포르를 8강 또는 준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일본에 1패(2014인천아시안게임), 싱가포르와 1승1패(2015방콕아시아선수권 승·2014도쿄세계선수권 패)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남자부는 순탄하게 4번 시드를 받고, 준결승에서 중국 대신 독일이나 일본을 만나게 되면 은메달까지도 기대해봄직하다.

리우올림픽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된 인원들은 주세혁과 서효원을 제외하면 모두가 젊은 선수들로, 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제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기대이상의 성과도 바라볼 수 있다. 선수들은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각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트레이닝에 임하고 있다.

최근 세계탁구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사안은 볼의 크기와 재질의 변화다. 당연히 기술적 흐름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 기존 탁구는 기술적 요소에 의거해 확연한 동작 구분을 통해 예측과 반응이 가능했으나, 요즘은 스피드와 힘을 바탕으로 초고속전과 고공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기술은 볼을 밑에서(루프드라이브), 옆에서(파워드라이브), 그리고 탁구대 위에서 볼의 윗부분(탑스핀)을 다채롭게 타구하는 형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리듬에 맞춰 누가 더 0.01초 빨리 볼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물론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기에 힘과 스피드, 민첩성이 자연스레 융화돼 나올 수 있는 체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상대선수의 경기운영방식을 숙지하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사전에 숙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았을 때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상대의 전력, 경기운영방식 등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대표팀은 경기영상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주요 라이벌들의 경기영상을 데이터화해 정량적 분석을 시행 중이다. 이렇게 경기를 통해 확보된 다양한 경기영상자료로 우리에 맞는 나름의 분석 모형을 설정하고 상대의 서브패턴, 3구 전략들을 정확히 분석해 선수들과 공유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가해 다음 훈련과정 때 부족분을 보완·수정해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자료들이 선수들의 자신감 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내년 3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릴 팀 세계선수권의 의미가 커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의 가장 최근 플레이와 기량, 전략,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구축이 요구된다.

물론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다. 과거의 위상을 버리고, 전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극한의 훈련 과정을 극복해야 한다. 희망과 마음속의 울림은 경기 중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무의식적 반사행위가 훨씬 잘 나오게 만든다.

탁구는 그 어떤 종목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운동으로,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의 효율적 협업을 통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열악한 선수층과 여건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고된 훈련의 결과를 향해 희망을 안고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해줘야 할 시점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연구원 황승현 박사(왼쪽)-탁구국가대표 이태조 경기분석관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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