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 인터뷰 : 너 보러 왔어~] 박시환, 모성애를 자극하는 ‘멍뭉이’ 매력

입력 2016-01-04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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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겨울 바람에 발을 동동 굴리는 ‘멍뭉이’ 박시환. 내 목도리를 풀어서 건네게 만드는, 그야말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매력남입니다. 보기에 수줍은 사춘기 소년 같지만 올해 그는 막 30대가 됐습니다. 서른의 남자 박시환이 들려주는 일과 사랑 이야기 궁금하시죠? 동아닷컴이 야심차게 기획한 ‘스타 매력 대방출’ 프로젝트(부제-들어올 땐 네 맘이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오늘의 ‘남사친’ 박시환의 “너 보러 왔어” 지금 시작합니다.(해당 기사는 친구 사이의 수다 콘셉트에 따라 반말로 작성됐습니다.)


권보라 기자 (이하 권 기자) : 시환아 안녕. 정말 오랜만이다 우리.

시환 : 그러게. 앨범 활동하면서 동시에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도 하느라 조금 바빴어.

정희연 기자 (이하 정 기자) : 그 사이에 살이 더 빠졌네. 야윈 거 봐.

시환 : 다이어트 하느라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식단 조절하거든. (눈앞에 케이크를 보더니) 나 이거 먹어도 돼? (한 입).

권 기자 : 지금 네 모습 왠지 ‘멍뭉이’스럽다. 패션도 딱 인데?

시환 : ‘멍뭉이’? 나 쑥스러워서 셀카도 잘 못 찍는 거 알면서~

정 기자 : 웬열~ 너 SNS에 셀카도 잘 올리잖아.

시환 : 그건 팬들을 위해서 찍는거니까.

권 기자 :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 보기 좋더라. 팬 층도 정말 넓고 다양하던데.

시환 : 원래 3-40대 팬이 많았는데 60대 팬들도 생겼어. 전에 할머니 팬이 운영하는 찻집에 가서 차를 마시고 온 적도 있어. 음…최근에는 ‘디저트’의 영향으로 1-20대 팬들도 는 것 같아.

정 기자 : 나도 ‘디저트’ 그 곡 되게 좋아해.

시환 : 내 노래 오랜만에 들으면 되게 좋아. 너무 앞서 가는지 당시에는 잘 안 되네. 하하. 이번 신곡 ‘괴물’도 좋은데 아마 나중에 들으면 더 좋을 거야.

정 기자 : 오늘따라 더 쑥스러워하는 느낌이다. 네가 이렇게 쑥스러움을 많이 탔던가.

시환 : 그렇지 뭐. 남 앞에 나서기 부끄러워하고 조용한 편이니까.

권 기자 : ‘멍뭉이’보다는 고양이 같은?

시환 : 고양이는 까칠하잖아. 나는 그렇지 않아. 그렇다고 ‘멍뭉이’처럼 복종하는 편도 아니지. 복종보다는 상대에게 ‘제발 그러지 말아줘’라고 부탁하지 정도랄까.

정 기자 : ‘낮져밤이’ 타입으로 따지면 어떤 스타일이니.

시환 : 낮도 지고 밤도 질 거야. 하지만 밤에 다른 의미가 있다면...‘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네(웃음). 그래도 함부로 하진 못할 것 같아.

권 기자 : ‘낮져밤이’를 꿈꾸는 거야? 그런데 인상 때문인지 너를 까칠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시환 : 여자친구에게는 안 그래. 애교가 많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웃게 해주려고 하지. 반대로 연인의 애교를 받는 것도 좋아.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내 여자’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야 받게 되더라. 이게 다 애정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 아무리 예쁜 연예인이라도 처음 보는 사람이 애교를 부리면 어떻게 리액션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거든.

권 기자 : ‘애교가 없다’라…그러면 너 스스로 어떤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니.

시환 : 음…착하고 멍청한 것. 스스로를 생각해도 조용하고 소심한 이미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권 기자 : ‘착하다’고 했는데 이번 신곡은 ‘괴물’이잖아. 괴물 이미지는 아닌데?

시환 : ‘괴물’이라는 곡의 밑바탕에는 위로가 깔려 있어. 이번 노래는 삶의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단단해지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인 곡이야. 단단해지는 그 처절한 모습을 ‘괴물’이라고 표현한 거지. 참고로 이건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야.

정 기자 : 네 생각에 너는 ‘괴물’처럼 단단해졌니.

시환 : 그러는 중이야. ‘슈스케5’ 할 때보다 많이 단단해졌어. 바쁘게 일을 잡고 있는 것도 더 단단해지기 위한 거야.

정 기자 : 연예계에 대한 적응도는 어때? 2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잖아. 가수 활동뿐 아니라 드라마도 찍고 뮤지컬도 했고.

시환 : 그래도 좀 익숙해진 것 같아. 예전에는 사람을 쳐다보는 것도 무서워하고 피해 다녔는데 지금은 상대의 눈을 보면서도 이야기할 수 있고 성격도 밝아졌어. 연예계에 있으면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어.

권 기자 : 자유로움이 그만큼 줄어들었겠지. 연애 또한 마찬가지일 거고.

시환 :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고 있어. ‘지금은 연애를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 일이 우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여자친구가 못 버틸 것 같아.

권 기자 : 만약 상대가 먼저 너에게 적극적으로 대시를 해오면?

시환 : 그러면 ‘죄송하다’고 말해야지. 지금의 내 생각은 명확하니까. 데뷔하고 나서 가수가 된 이후에 행보 자체는 ‘즐겁게 음악을 해보자’였다면 지금은 목적 자체가 달라졌어. 나이를 먹고 이렇게 서른이 되다 보니 내 입지를 생각하게 되더라. 올해 내 목표는 좀 더 나은 입지를 다지는 거야.

권 기자 : 넌 주관이 확실하고 동시에 도전적인 성향인 것 같아.

시환 : 응. 회사에서도 ‘고집있다’고 하더라. 가끔 싸울 때도 있어. 나는 평화주의자라 웬만한 건 져 주는 편이지만 이번 앨범은 욕심냈어. 전부터 발라드 앨범을 내고 싶다고 말했거든. ‘단 한사람’과 ‘이별거리’는 내가 고른 곡이고 ‘괴물’은 회사에서도 좋다고 한 곡이야. 사실 ‘괴물’은 원래 마시따 밴드의 노래였는데 회사와 이야기 끝에 내 곡이 됐어.

정 기자 : ‘웬만한 건 져 준다’고 했잖아. 그럼 연애할 때도 져주는 스타일이야?

시환 : 겁나(?) 끌려 다니는 편이야. 여자친구 위주로 맞춰줘. 내가 뭘 안 다고 이겨(웃음).

권 기자 : 앞으로 여자친구가 생기면 공개 연애를 할 거야?

시환 : 아니. 공개 연애보다는 조용히 만나고 싶어. 상대에게 부담주기 싫거든.

정 기자 : 과거 열애설의 영향도 있는 것 같아.

시환 : 응. 그때 되게 미안했고 나도 불편했어. 내가 뭐라고 그렇게 크게 이슈가 된 건지….

정 기자 : 예전에 모태솔로라고 했는데 지금도 혹시 모태솔로니?

시환 : 아니. 그 사이에 한번 연애 경험이 있어. 지금은 ‘모태’는 빼고 그냥 솔로야.

정 기자 : 그런 차원에서 소속 연예인에게 연애를 권장하는 소속사도 있다고 하더라. 너는
혹시 연애 금지령이 있니.

시환 : 우리 회사는 (연애) 하라고 하던데. 연애 하다가 결혼할 수도 있는 거잖아.

권 기자 : 여자친구가 생기면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니.

시환 : 아무도 모르는 외국으로 단둘이서여행가고 싶어. 가고 싶은 특정 나라는 없지만 자연 경관이 좋고 공기 맑은 곳이었으면 좋겠어. 탁 트인 곳에서 둘만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정 기자 : 이상형이 궁금해.

시환 : 귀여운 여자가 좋지만 애교가 너무 많은 건 낯설어. 외관상으로는 귀여운 외모에 통통한 스타일이 좋아. 그리고 앵앵거리든 허스키하든 목소리가 얼굴에 잘 매치되는 사람이 좋아. 처음에 관심 없는 외모라도 목소리가 얼굴에 어울리면 호감이 점점 가더라고. 보컬리스트라서 곡의 멜로디와 가사를 가장 중시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 목소리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더라.

권 기자 : 그러면 너는 네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

시환 : 별로야. 하하. 나는 내 목소리가 좀 더 허스키했으면 좋겠어.

권 기자 : ‘괴물’도 그런 보컬에 중점을 둔 것 같더라.

시환 : 응. 일단 남성스러운 점을 어필하려고 많이 노력했어. 프로듀서도 ‘이 노래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어. 마이클 볼튼 같은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어. 도전이라고 하면 도전이지. 물론 내 목소리에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


권 기자 : 가수를 하다가 연기와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니.

시환 : 호기심만 있었지. ‘혹시 내가 가수를 하게 된다면 연기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만 했었어.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니까 만약 하게 되면 감사하게 받아들이려고 했어. 그런 마음으로 오디션을 몇 번 봤다가 그 중에 ‘송곳’을 하게 된 거야. 나와 상반된 캐릭터라 많이 걱정했지만 감독님이 나를 믿어줬고 작품도 워낙 좋아서 하게 됐어.

정 기자 : 가수 활동에 비해서 연기는 어때? 더 어려워?

시환 : 연기를 이제 막 해본 상황이라 ‘노래보다 어렵다’고 비교하는 건 건방진 것 같아.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되게 어려워.

권 기자 : 어떤 점이 그렇게 어려웠어.

시환 : 감정을 계속 이어 가는 게 어렵더라. 한번에 1화를 쭉 찍는 게 아니라 2화 3화 왔다갔다 하면서 촬영하잖아. 지속적인 집중력이 필요했어. 집중력을 가지고 연결해야 하다 보니 ‘이미 촬영장에 올 때 극 중 캐릭터가 되어 있어야 하는 구나’ 싶었어.

권 기자 : 뮤지컬은 어땠어?

시환 : 아쉬움이 많아. 특히 첫 공연 때는 실수 없이 정확하게 하려고만 했어. 긴 시간동안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데 내가 방해하면 안 되니까 여유 없이 각본대로만 하려고 한 것 같아.

정 기자 : 어려워도 계속 연기하고 싶어?

시환 : 계속 해보고 싶어. 연기하면서 배운 점이 많아. 집중력도 키웠고 전보다 생각의 폭도 넓어졌어. 그런 배움이 음악에도 많이 영향을 끼쳤어. 그런 좋은 것들을 다시 연기에 소비해보고 싶어.

권 기자 : 예능 출연은 생각해 본 적 있니.

시환 : 예능에도 호기심이 있어서 해보고 싶어. ‘라디오스타’ ‘해피투게더’ ‘안녕하세요’ 등 토크쇼 프로그램에 나가보고 싶어. ‘런닝맨’도 좋아. 다 재밌지만 연애 프로그램은 좀 무서워.

권 기자 : 하하. 마지막으로 지난 20대를 돌아보면 어때.

시환 : 20대를 정리하자면 많은 일이 있었어. ‘고생했다’ 싶은데 스스로 만족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즐기려고 노력했고 덕분에 가수가 될 수 있었어. 많이 방황하긴 했지만 그 시간이 값져서 다행이야.

정 기자 : 30대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을까.

시환 : 30대는 더 재밌을 것 같아. 지금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동아닷컴 권보라 기자 hgbr3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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