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부임 2년차 매직 재현될까

입력 2016-01-07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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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KIA 감독. 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부임 2년차 매직은 재현될 수 있을까?

김기태 감독은 2012시즌 LG트윈스에서 프로야구 1군 감독으로 데뷔했다. 2012시즌부터 2014 시즌 초반까지 LG를 맡았지만 2014 시즌은 단 19경기만을 치른 채 중도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풀 시즌을 치른 것은 2012년과 2013년 2시즌이었다.

LG 감독을 맡은 첫 해인 2012시즌 김기태 감독은 사상 초유의 승부조작 사태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던 투수 2명을 잃었으며 2011시즌 팀의 주축 전력이었던 송신영, 이택근, 조인성이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나면서 힘들게 출발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봤다. FA 보상 선수로 나성용, 윤지웅, 임정우를 지목하며 눈앞의 성적이 아닌 미래의 전력을 염두에 뒀다. 윤지웅과 임정우는 현재 LG 투수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비록 2012 시즌 김기태 감독의 최종 성적표는 57승 4무 72패 7위였지만 소득도 있었다. 봉중근이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맡으면서 뒷문이 강화되기 시작했고 불펜도 자리를 잡아갔다.

베테랑들을 예우하고 신뢰하며 자존심을 세워주는 한편 신인급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며 ‘모래알 팀’이라는 오명을 지니고 있던 LG를 조금씩 끈끈한 팀으로 변모시켜 나갔다.

그리고 이 성과는 부임 2년차였던 2013 시즌 빛을 발했다. LG는 2013시즌 우승팀 삼성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을 정도로 막강했던 불펜진과 타선의 신구조화를 앞세워 페넌트레이스를 2위로 마감,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의 한을 풀었다.

온통 악재뿐이던 팀을 2시즌 만에 되살려 놓은 리더십은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2015 시즌을 앞둔 KIA 역시 2012시즌 LG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으로 보였다. 주전 유격수와 2루수였던 김선빈과 안치홍이 시즌을 마치고 모두 군 복무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지난 시즌 주전 중견수였던 이대형이 신생팀 kt위즈로 떠났다. 기존 센터 라인이 붕괴된 상황.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쭉 최하위권을 맴돌 것이라는 시즌 전 예상을 딛고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벌였다. 결국 67승 77패, 7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우려를 낳았던 포지션에서 신인급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이대형의 kt 이적, 윤석민의 마무리 보직 등으로 2015시즌 시작 전부터 쏟아졌던 팬들의 비난도 말을 앞세우는 대신 경기를 통해 잦아들게 했다.

김호령, 강한울, 박찬호 등 신인들이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 주면서 우려했던 센터 라인의 약점을 수비에서는 훌륭히 메웠다.

또 포수 이홍구와 백용환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포수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으로 고질적 약점이던 뒷문 강화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반면 주력 타자들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약화된 공격력이 문제였다. 주포 나지완이 시즌 내내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김주찬은 경기에 나올 때는 활약했지만 부상으로 98경기 출전에 그쳤다. 지난해 KIA 타선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는 브렛 필과 이범호 뿐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KIA 부임 2년 차인 2016시즌 KIA는 FA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내부 FA 이범호 잔류와 외국인 투수 교체 외에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타 팀에 비해 비교적 보강이 적은 터라 반등의 여지가 많은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막강한 선발진은 KIA의 2016 시즌을 기대케 할 만한 요소다.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으며 지난 시즌 마무리였던 윤석민이 선발로 전환했다. 에이스 양현종도 건재하다. 5선발은 지난 시즌 9승을 거둔 임준혁이 유력하다. 선발진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윤석민의 선발 전환으로 헐거워진 뒷문과 여전한 타선의 빈약함이 숙제로 남아있지만 단단한 선발진의 힘에 지난 시즌 경험을 쌓은 신인급 선수들의 도약, 베테랑들의 분발이 동반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올 수도 있다.

김기태 감독의 KIA 부임 2년차가 LG시절처럼 성공적인 결과로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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